국내 증시 상승세가 코스닥으로 옮겨가고 있다. 26일 코스닥지수는 종가기준 1000선을 돌파하며 역사적 고점을 경신했다. '큰손' 외국인투자자와 기관투자자의 관심이 더해지며 매수 사이드카까지 발동됐다. 정부와 여당도 코스피 5000 달성 이후 시선을 코스닥으로 돌리고 있어 얼마나 더 오를지 주목된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70.48포인트(7.09%) 오른 1064.41로 마감했다. 2022년 1월6일 이후 4년여 만의 '천스닥'(코스닥지수 1000)이다. 이날 오전 9시59분에는 매수 사이드카가 9개월여 만에 발동됐다. 코스닥150 선물가격 및 현물지수의 변동으로 5분간 프로그램 매수호가의 효력이 정지된 것.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434억원, 2조6008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금융투자업체가 2조1011억원 규모 주식을 순매수한 게 특징이다. 이에 반해 개인은 차익실현 물량으로 보이는 주식 2조9073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앞서 기관은 지난 16일부터 23일까지 약 45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고 같은 기간 외국인은 1000억원가량을 순매수했다.
코스닥은 외국인 유입에 좌우되는 코스피와 달리 전통적으로 개인이 받쳐주는 시장이다. 그러나 최근 1주일간은 외국인은 물론 기관까지 코스닥 '사자'에 나섰다. 외국인이 보유한 코스닥 주식 시가총액은 지난 23일 기준 53조9110억원으로 사상 최대다.
시장의 관심은 코스닥 상승세가 어디까지 갈지에 쏠린다. 정부와 여당이 나서 코스닥 3000 시대를 제안한 점이 주목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후보 시절 내세운 코스피 5000 달성 이후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 '코스피5000특별위원회'는 다음 목표를 코스닥 3000으로 제시했다. AI(인공지능)·우주·에너지 등 핵심 기술기업의 IPO(기업공개) 활성화, 토큰증권(STO)과 스테이블코인 등 디지털 자산을 활용한 코스닥 시장 활성화 방안 등이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5000에 다가갈수록 반도체 이외 업종과 코스닥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며 "최근 한 달 동안 반도체 이외에도 상사자본재, 조선, 증권, 유틸리티업종의 올해 영업이익이 상향됐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코스닥 3000에 도달하려면 상장사들의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이 이를 견딜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채권·외환·상품(FICC)리서치부장은 "코스닥 밸류에이션이 지수를 받쳐줄 수 있을지가 문제"라며 "코스피와 비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자본시장 분석시스템 퀀티와이즈를 보면 밸류에이션 평가지표로 여기는 선행 PER(주가순수익비율)가 최근 코스피는 10.6배, 코스닥은 24.2배가량으로 집계된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이익이 제대로 안 나는 좀비기업들이 코스닥에는 너무 많다"며 "정부와 한국거래소가 이들에 대한 퇴출의지를 보인 만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40.48포인트(0.81%) 내린 4949.59로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0.68% 오른 5023.76을 기록하며 역사적 고점을 경신했지만 추가 상승동력 없이 하락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664억원, 1조5425억원어치를 순매도했고 개인은 1조7155억원 규모를 순매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