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행정부가 AI 기업 앤트로픽의 최상위 모델 '미토스' 수출을 통제한다. 외국인 접속을 막으면서 국내 정부와 기업의 글로벌 AI 보안 연합체 '프로젝트 글래스윙'에 참여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4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지난 12일(현지시각) 블로그를 통해 "정부의 법적 지침을 준수해 페이블5 및 미토스5의 접속을 차단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앤트로픽의 최첨단 인공지능 모델인 '미토스5'와 '페이블5'에 대해 국외는 물론 미국 내 외국인의 접근까지 전면 제한하는 수출 통제 조처를 시행했다. 이에 따라 앤트로픽은 이날 밤 두 모델에 대한 모든 이용자의 접근을 일시 중단했다.
이번 결정은 앤트로픽의 주요 투자자인 아마존이 제기한 보안 문제에서 비롯됐다. 외신에 따르면 아마존 연구진은 페이블5가 사이버 공격에 활용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도록 유도하는 데 성공한 사실을 미 정부에 보고했다. 그러나 앤트로픽은 미국 정부의 결정이 과도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아마존이 지적한 문제는 단순 취약점에 불과하며, 오픈에이아이의 지피티(GPT)-5.5 등 다른 공개 모델에서도 발견할 수 있는 정도라는 입장이다.
이번 조치로 프로젝트 '글래스윙'에 막 참여하기 시작한 한국 정부 및 기업들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프로젝트 글래스윙은 앤트로픽이 미토스 개발 사실을 공개하며 출범시킨 글로벌 사이버보안 협력체다. 미토스가 악의적 해커에 의해 오용될 것을 우려해 검증된 기업 및 기관에 모델을 선제 제공해 소프트웨어 취약점을 방어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앞서 앤트로픽은 지난 2일(현지시간) 글래스윙 참여 대상을 15개국 약 150개 신규 기관으로 대폭 확대하면서 국내에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SK텔레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등이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기업들로서는 이제 AI 보안 협력 첫발을 뗐는데, 합류 약 열흘 만에 미 행정부의 수출 통제 조치로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이와 관련 하정우 전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은 최근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AI 역량이 국가 경쟁력을 결정하는 시대에 AI 기술 종속이 되었을 때 벌어지는 일"이라며 "이런 일은 언제든 계속해서 생길 수 있다. 글로벌과 협력하면서도 유사시엔 자체 역량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