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 주가가 실적시즌을 앞두고 상승세에 돌입했다. 해킹사태 충격이 잦아들면서 증시 강세와 괴리됐던 주가흐름이 개선되는 모양새다.
28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지난 27일 코스피 통신업종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7.42% 오른 565.83으로 장을 마감했다. 연초 상승률은 15.8%로 지난해 연간 상승률(12.7%)을 뛰어넘었다. 이 지수는 구성종목 시가총액 99%를 3사가 차지한다.
SKT는 연초 대비 29.7% 오르며 업종지수 호조를 견인했다. 2023년 투자했던 앤트로픽의 최대 기업가치가 상장 직전 투자단계에서 3500억달러로 평가됐다는 소식이 지난 19일 급등세를 빚으면서다. 증권가에선 SKT의 지분율이 1% 미만에 그치지만, 보유가치가 2조~3조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본다. SKT 컨소시엄이 정부 인공지능(AI) 사업에서 거둔 성과도 겹호재로 작용했다.
KT도 투자 덕을 톡톡히 보면서 연초 6.5% 올랐다. 2022년 자사주 교환으로 각각 1%대 지분을 확보했던 현대차·현대모비스 주가가 휴머노이드 '아틀라스' 공개 이후 급등해서다. LG유플러스는 SKT·KT 해킹사태 반사이익과 키 맞추기 매수세에 힘입어 연초 상승률을 10.8%로 높였다.
코스피 5100·코스닥 1100을 앞둔 초강세장에서 '덜 올랐다'는 사실은 투자자들의 구미를 당기게 한다. 지난해 3사는 줄줄이 해킹 사고·의혹으로 홍역을 앓은 터다. 특히 SKT는 실적악화 여파로 분기배당 중단을 선언했다가 주가 급락 직격탄을 맞았다.
통신업종에 뛰어든 외국 기관투자자 행보는 3사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인식을 확산시켰다. 미국 자산운용사 웰링턴 매니지먼트(이하 웰링턴)은 지난 22·26일 공시로 KT·SKT에 대한 보유지분율을 각각 6.53%·5.01%로 높였다고 밝힌 바 있다.
시선은 다음달 초중순 실적발표에 쏠린다. 배당소득 분리과세 시행을 앞두고 배당주 매수세가 쏠리는 가운데, 본업 수익이 배당 기대감을 감당할 수 있을지가 시장의 관심사다. 컨센서스(시장전망치)는 3사 합산 영업이익 4조원 돌파로 모였지만, 해킹사태와 희망퇴직 등으로 발생한 일회성 비용이 변수로 거론된다.
최유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말 정부가 확정한 이통 주파수 재할당 세부안을 보면 3사 모두 감가상각비나 설비투자(CAPEX)가 커질 여지는 제한적"이라며 "추가적인 인건비·마케팅비 등 비용의 확대 가능성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3사는 지난해 4분기를 기점으로 분기이익 바닥을 통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연구원은 "3사 수익성은 올 1분기 본격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며 "지난 3년간 투자했던 AI 관련 사업에서도 수익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원년이고, 비핵심자산 매각 등을 통한 포트폴리오 최적화도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