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시 등장에 비트코인 '극단적 공포'…7만4000달러대로 '털썩'

성시호 기자
2026.02.02 16:26

양적완화 배척론에 투심 위축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차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으로 지명된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가 2017년 미국 뉴욕 '손(Sohn) 투자 콘퍼런스'에서 발언하는 모습./로이터=뉴스1

비트코인 가격이 7만4000달러대로 후퇴했다. 차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인선이 촉발한 유동성 약화 우려가 매도세로 번졌다.

2일 오후 2시30분(이하 한국시간)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플랫폼 코인마켓캡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전일(24시간 전) 대비 4.9% 내린 7만4983달러로 집계됐다.

비트코인의 주간 낙폭은 14.6%다. 국내 거래가는 업비트 기준 1억1112만원으로 바이낸스 대비 1.5% 높게 형성됐다.

같은 시각 이더리움은 2190달러에 거래돼 전일 대비 10.5%, 전주 대비 23.6% 내렸다. 코인마켓캡 '공포와 탐욕' 지수는 100점 만점에 15점으로 '극단적 공포' 단계다. 이 지수는 투매 가능성이 높아질수록 0에 가까워진다.

주요 가상자산 가격은 지난달 30일 저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차기 연준 의장 후보로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를 지명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하락 곡선을 그렸다. 의장 후보 4명 가운데 가장 매파적으로 평가받은 인물이다.

시장은 2006~2011년 연준 이사 재임 때 양적완화(QE)를 비판한 워시 후보의 행적에 주목한다. 통상 유동성 축소는 가상자산의 악재로 인식된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디베이스먼트(통화희석효과) 헤지수단이 비트코인의 핵심 투자포인트"라며 "역설적으로 워시 후보가 '합리적 통화정책'을 주도한다면 달러 신뢰회복이 가능하고, 헤지수단인 비트코인이 약세를 보일 수 있다"고 밝혔다.

홍 연구원은 "연준자산 축소가 순조롭게 이행될지, 미국 재정적자 심화로 인해 미국채 수급 노이즈가 발생할 경우 연준이 양적완화 없이 이를 외면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은 상존한다"고 밝혔다.

김용구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워시 후보의 주장은 강달러 추세화 가능성을 역설하고, 이는 귀금속군과 가상자산 가격엔 역풍으로, 국제유가·유가 민감주 전반엔 순풍으로 기능할 개연성이 높다"고 했다.

우려가 과하다는 반론도 제기됐다. 연준 의사결정 구조상 의장 1명의 취임만으론 급격한 정책 변화가 나타나기 어렵고, 워시 전 이사의 최근 활동이 드물어 성향을 속단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박성우 DB증권 연구원은 "워시 후보는 그간 연준의 리더십을 강하게 비판했기 때문에 취임 후 기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이나 연준 관계자들과 신뢰를 쌓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며 "과거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며 양적완화를 비판했지만, 당시 실제로 인플레가 발생하지 않은 점은 아쉬움을 남겼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영원 흥국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택받은 시점"이라며 "부동산 시장 등을 위해 금리를 크게 낮출 수 있다는 인터뷰 등을 보면, 통화정책에 대한 기존 매파적 성향이 크게 후퇴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에서 댄 스카비노 백악관 부비서실장과 에린 엘모어 대사관 미술국장의 결혼식에 참석한 모습./AFPBBNews=뉴스1

워시 후보의 매파성을 전면 부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는 "매파가 아니라 정치적 동물에 불과하다"며 "민주당 행정부 시절엔 긴축을 주장하며 경기부양에 반대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한 이후엔 금리 인하를 옹호해왔다"고 밝혔다.

투자전략과 관련해선 신중론이 제기됐다. 위험자산 전반에 대한 회피성향이 뚜렷해지면서 조정폭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홍진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가상자산 선물시장에선 대규모 청산이 발생했고, 옵션시장에서도 주요 매물대와 미결제약정이 빠르게 축소되며 변동성이 확대됐다"며 "여전히 투심은 부정적이어서 단기 저점으로 판단하긴 제한적이고, 보수적 포지셔닝이 요구되는 국면"이라고 밝혔다.

불확실성은 오는 5월 취임 전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워시 후보는 청문회와 미 상원의 인준 표결을 앞뒀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청문회로 확인할 사항이 몇가지 남았다"며 "임금 상승이 서비스 인플레를 유발하는 현상은 실재하는데, 워시 후보의 지난해 11월16일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을 보면 경제모형을 부정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워시 후보가 정책금리 인하와 대차대조표 축소를 주장한다"며 "연준 대차대조표를 어떤 방향으로 바꾸려는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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