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달간 주가 1233% 올라…투자위험종목 70%가 '로봇주'

김창현 기자
2026.02.03 15:21
올해 투자위험종목 지정 종목/그래픽=이지혜

올해 투자위험종목으로 지정된 종목 중 70%가량이 로봇 관련주인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투자자들 매수세가 두드러졌는데 증권가에서는 아직 실적이 숫자로 확인되고 있지 않은 종목이 다수라며 투자에 신중해야한다고 조언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투자위험종목으로 지정된 종목은 총 9개로 이 가운데 뉴로메카, 협진, 현대무벡스, 휴림로봇, 모베이스전자, 본시스템즈 등 로봇 관련주가 6개였다. 코넥스 상장사 본시스템즈는 최근 3개월간 주가가 1233% 상승했다. 유동성이 제한적인 코넥스 시장 특성상 주가 변동이 크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상승세다.

투자위험종목은 거래소가 주가 급등으로 투자자 주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지정하는 시장경보종목 가운데 가장 높은 단계다. 거래소는 주가 변동성이 큰 종목을 대상으로 투자주의, 투자경고, 투자위험 등 세단계로 시장경보종목을 지정하는데 투자경고나 투자위험 지정을 받으면 증거금률이 100%로 상향돼 신용융자를 통한 매수가 제한되고 일정 기간 매매거래가 정지될 수 있다.

로봇 관련주는 지난해 말부터 시장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국내 증시가 랠리를 이어가는 가운데 주도주들이 기술적으로 과열됐다는 분석이 나오자 다음 투자 대상을 찾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올해는 피지컬 AI(인공지능)원년이 될 것이란 전망이 확산하며 관심이 커졌다. 지난달 열린 CES2026에서 보스턴다이나믹스 등 글로벌 로봇 기업들이 휴머노이드 로봇을 대거 선보였다는 점도 투심에 불을 붙였다.

다만 현대무벡스와 모베이스전자를 제외하고 투자위험종목에 지정된 로봇 관련주는 모두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투자위험종목으로 지정된 로봇 관련주 대다수는 개인투자자가 주가를 견인했다. 협진은 연초부터 투자위험종목으로 지정되기 전날인 지난달 22일까지 개인투자자가 홀로 60억2917만원 순매수했고 외국인투자자와 기관투자자는 각각 18억1307만원, 1억609만원 순매도했다. 투자위험종목으로 지정된 이후에도 개인투자자는 지난 2일까지 8500만원 순매수했다.

휴림로봇 역시 연초부터 투자위험종목으로 지정되기 전날인 지난달 21일까지 개인투자자가 751억7379만원 순매수했다. 기관투자자는 13억5455만원 순매수하는데 그쳤고 외국인투자자는 744억1929만원 순매도했다. 모베이스전자는 연초부터 투자위험종목으로 지정되기 전날인 지난달 19일까지 개인투자자가 홀로 70억6179만원 순매수했고 외국인투자자와 기관투자자는 각각 47억6774만원, 1021만원 순매도했다.

투자위험종목에 지정된 뒤에도 개인투자자가 추격매수에 나선 종목도 있었다. 올해 들어 뉴로메카는 투자위험종목으로 지정되기 전까지 개인투자자가 671억3841만원가량 순매도했으나 투자위험종목에 지정된 뒤 지난 2일까지 534억9807만원 순매수했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과거 개인투자자가 대거 고점에서 대거 유입됐던 2차전지 사례를 언급하며 실적과 사업 가시성이 확인되지 않은 종목에 대한 추격매수를 경계해야한다고 조언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로봇이 올해를 기점으로 일상에 접목될 가능성은 있지만 아직 관련 밸류체인(가치사슬) 내에서 어떤 기업이 수혜를 받을지 탐색하는 과정에 있다"며 "2023년에도 시장에서 2차전지 주가가 과열됐다는 분석이 나왔지만 추격매수했던 개인투자자가 큰 손실을 봤다는 점을 기억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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