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하닉 팔아치우는 외인..."봤잖아, 싸게 살 기회" 또 개미가 받칠까

배한님 기자
2026.02.05 11:21

오늘의 포인트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코스피가 전 거래일(5371.10)보다 120.07포인트(2.24%) 하락한 5251.03,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1149.43)보다 12.35포인트(1.07%) 내린 1137.08에 거래를 시작한 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서 시황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간밤 뉴욕 증시에서 미국 기술주가 급락하면서 코스피가 3거래일 만에 약세를 보인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반도체 대장주를 1조5000억원 이상 집중 매도 중이다. 다만, 증권가는 현 상황이 반도체 내 옥석 가리기 과정이라며 조정이 길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5일 오전 11시16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72포인트(3.2%) 가량 내린 5196.96을 나타낸다.

이날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이 약세인 가운데, 시총 1,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하락세가 두드러진다. 이날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8100원(4.73%) 내린 16만1100원, SK하이닉스는 4만3000원(4.78%) 내린 85만7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 하락은 외국인 투자자의 대규모 순매도 영향이다. 대신증권 HTS(홈트레이딩시스템) 투자자별 매매상위 잠정치 통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도 1위 종목은 삼성전자로 9412억원어치를 팔았다. 2위는 SK하이닉스로 5894억원을 순매도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외국인 순매도 규모만 1조5306억원인데, 같은 시각 코스피 시장 전체 외국인 순매도가 1조5876억원이다.

기관의 순매도 상위 종목도 반도체 투톱이다. 같은 시각 기관 투자자의 순매도 1위 종목은 SK하이닉스로 735억원, 2위는 삼성전자로 626억원이다. 같은 시간 코스피 시장에서 기관의 전체 순매도는 2936억원이다.

반도체주 약세는 AMD의 실적 발표에 따른 주가 폭락 영향이다. 지난 4일(현지 시각) AMD는 17.3% 하락했다. AMD는 지난해 4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내놓았지만, 올해 1분기 전망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며 급락했다. 이에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4.36% 하락 마감했다. 관련해 마이크론과 샌디스크도 각각 9.6%, 16.0% 하락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AMD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지만, 일회성 충당금 환입 이슈가 있었고 다음 분기 전망도 시장 컨센서스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주가 폭락으로 이어졌다"며 "공급 병목 현상이라는 꽃놀이패를 쥐고 있었지만, 단기 주가 과열 부담이 높아진 마이크론, 샌디스크 등 반도체주도 조정을 피해 갈 수 없다"고 했다.

AMD 실적 전망 하향 조정은 중국향 매출 불확실성과 빅테크의 ASIC(맞춤형 반도체) 확대 영향이다. 구글·아마존·MS(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는 엔비디아 GPU(그래픽처리장치) 영향력을 줄이기 위해 ASIC 개발에 속도를 내다. 이에 AI GPU 사업을 하는 AMD의 시장도 점점 줄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3일(현지 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AI 서밋'에서 인텔도 GPU 개발을 본격화하겠다고 밝히며 경쟁상대가 늘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WM혁신본부 상무는 "엔비디아뿐만 아니라 빅테크의 ASIC 확대가 AMD의 점유율 확대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부각되며 매물이 출회됐다"며 "반도체 및 AI 테마주의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증권가는 이번 조정을 반도체 테마 전체의 붕괴로 보기는 어렵다고 강조한다. 양형모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조정은 테마 붕괴가 아니라 테마 내 재가격 성격으로 풀이해야 한다"며 "기술주 내부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 변동성이 지속될 텐데, 1차 분수령은 엔비디아 실적으로 여기서 나올 가이던스와 수주 변화 등으로 실체가 판가름 날 전망이다"고 했다.

미국 장외 시장에서 ASIC 사업을 펼치고 있는 마이크론, 샌디스크뿐만 아니라 엔비디아도 반등하면서 이같은 주장에 힘을 실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ASIC, 커스텀 HBM(고대역폭 메모리) 등 차세대 반도체 사업에 힘쓰고 있어 반등 가능성이 높다.

한지영 연구원은 "시간 외 시장에서 엔비디아는 2%대, 마이크론은 3%대, 샌디스크는 5% 등 반도체주가 반등하고 있다"며 "지난 2일 폭락 당시 5조원대 코스피 순매수 베팅에 성공했던 개인의 '조정 시 매수(바이 더 딥) 전략이 오늘(5일)도 시장을 얼마나 받쳐줄지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