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의 대미 로비 네트워크가 국내외 이슈로 번진 가운데 한국에서 활동하는 PEF(사모펀드) 운용사 등의 대외 네트워크에도 관심이 쏠린다. 자본시장 참여자들은 국내는 전관 영입, 미국에서는 전문 로비업체 고용 등을 통해 전문성을 높이고 규제 대응력은 키우는 시도를 벌여 왔다.
5일 IB(투자은행) 업계 등에 따르면 PEF 운용사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3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출신 강면욱 전 본부장을 사외이사로 선임(2028년 임기 종료 예정)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은 1400조 규모 국민 노후자금 운용을 총괄하는 역할이어서 자본시장 대통령으로 불린다. 자본시장 내에서의 상징성과 전문성이 큰 직책으로 평가받는 것이다.
롯데카드의 지난해 3분기 말 공시에 따르면 롯데카드에는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이 기타비상무이사로 재직 중인 한편 공무원연금공단 리스크관리위원회 위원을 겸직하는 이은정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가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이복실 전 여성가족부 차관도 롯데카드 사외이사진에 속한다. PEF 측에서 사외이사 등으로 활동하는 전관이나 전직 공공기관 출신 인사들은 미국의 로비 전문업체처럼 로비가 전업이 아니라 기업 전문성 경영 투명성을 강화하거나 규제 대응력을 높이는 업무 등에 투입된다고 알려져 있다.
한국은 변호사법상 변호사가 아니면서 대가를 받고 법률 사무(대관 관련 포함)를 취급하는 것이 금지돼 있어 미국식 로비 제도가 적용돼지 않는다. 반면 미국은 수정헌법 제1조(청원권)에 근거해 로비를 합법적인 정치 활동으로 보장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로비 자금 집행 규모가 대외 영향력을 가늠하는 지표로도 쓰인다. 미국 로비공개법(LDA)에 따른 관련 공시에 따르면 영풍·MBK파트너스가 설립한 특수 목적 법인 '한국기업투자홀딩스(KCIH)' 측이 1월23일자로 대형 로펌 스콰이어 패이튼 보그스를 로비스트로 선임한 상태다. 이는 미국 정관계에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과 관련한 이슈를 의제화하기 위한 시도로 해석됐다.
아울러 국내 PEF인 센트로이드 인베스트먼트 파트너스가 최대주주인 미국 골프용품업체 테일러메이드골프는 2019년 2분기부터 최소 24만달러를 현지 로비 창구를 통해 집행한 상태다. 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대미 접촉점은 줄여 나가는 것으로 관측된다. 테일러메이드골프는 센트로이드로부터 피인수된 2021년부터 매 분기 1만 5000달러의 대미 로비 지출 기조를 유지하다가 2023년 2분기부터 지난해 1분기 로비업체와의 계약 종료 시점까지는 분기별 5000달러 미만의 활동을 유지했다.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가 테일러메이드골프 매각으로 엑시트(자금 회수)를 추진하는 가운데 대미 접촉점은 줄여 나가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국 상장사인 쿠팡 본사(쿠팡Inc)는 지난해 4분기 인하우스(자체 로비팀)를 통한 로비로 58만달러를 지출했다. 쿠팡은 로비 보고서에서 접촉 대상 기관으로 미 무역대표부(USTR)를 명시했다. IB업계는 미국 통상 라인이 공시 문건에 오른 것은 무역(TRD) 관련 전자상거래, 수출 촉진 등의 논의를 의제화하는 시도가 이뤄져 왔음을 시사한다고 본다. 실제 미국 공화당 등에서 견제성 메시지가 이어진 것은 로비 활동 등 대미 접촉망 강화의 결과로 해석돼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