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에서 기술주가 급락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큰 폭으로 하락 마감했다. AI(인공지능) 수익성에 대한 우려에 반도체주도 영향을 받은 것이다. 다만, 증권가는 현 상황이 상승 피로감에 따른 차익실현으로 보고 있어 조정은 길지 않을 전망이다. 반도체와 함께 국내 증시를 떠받치던 방산주도 러-우 전쟁 종전 기대감과 차익실현 매물 출현으로 큰 폭 하락했다.
5일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9800원(5.80%) 내린 15만9300원, SK하이닉스는 5만8000원(6.44%) 내린 84만2000원에 거래를 마무리했다. 전 거래일 국내 증시 최초로 1000조원을 넘겼던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이날 약 943조원으로 내려왔다. SK하이닉스는 2거래일 만에 90만원대에서 80만원대로 주가가 떨어졌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5조216억원을 순매도했는데, 대부분이 전기·전자 업종(약 4조3000억원)에 몰렸다. 이 중 삼성전자가 2조5853억원, SK하이닉스가 1조2792억원을 차지했다.
반도체주 약세는 AMD의 실적 발표에 따른 주가 폭락 영향이다. 지난 4일(현지 시각) AMD는 17.3% 하락했다. 올해 1분기 전망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빅테크의 ASIC(맞춤형 반도체) 확대와 인텔의 GPU(그래픽처리장치) 개발 본격화 등으로 인한 경쟁 심화 영향이다.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4.36% 하락 마감했고, 마이크론과 샌디스크도 각각 9.6%, 16.0% 하락했다.
다만, 증권가는 이번 조정을 반도체 테마 전체의 붕괴로 보기는 어렵다고 강조한다. 양형모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조정은 테마 붕괴가 아니라 테마 내 재가격 형성 성격으로 풀이해야 한다"며 "기술주 내부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 변동성이 지속될 텐데, 1차 분수령은 엔비디아 실적으로 여기서 나올 가이던스와 수주 변화 등으로 실체가 판가름 날 전망이다"고 했다.
미국 장외 시장에서 ASIC 사업을 펼치고 있는 마이크론, 샌디스크뿐만 아니라 엔비디아도 반등하면서 이같은 주장에 힘을 실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ASIC, 커스텀 HBM(고대역폭 메모리) 등 차세대 반도체 사업에 힘쓰고 있어 반등 가능성이 높다.
이날 방산주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기대감으로 하락 마감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전 거래일 대비 9만7000원(7.33%) 하락한 122만7000원, 한화시스템은 91만1700원(9.51%) 하락한 11만1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대로템은 9.41%, LIG넥스원은 7.36%, 한국항공우주는 5.37% 떨어졌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4일(현지 시각) UAE(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미국 중재로 종전을 논의하는 3자 회담을 열었다. 우크라이나 협상 대표단은 회담을 "실질적이고 생산적이었다"고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우주·방산 업종에서 차익실현 매물이 출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FICC리서치부 부장은 "우주·방산 업종 약세는 스페이스X 상장과 xAI 합병 기대로 전일 급등한 뒤 차익실현 압박이 강화된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