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 만드는 방식 바꾼다…비엠티 자회사 하이리온, 건식 장비 공개

김평화 기자
2026.03.12 10:00
12일 서울 코엑스 '인터배터리 2026' 전시장 하이리온 부스에 관람객들이 몰려 있는 모습.

12일 서울 코엑스 '인터배터리 2026' 전시장. 대형 배터리 셀·소재·장비 업체들 사이에 자리한 하이리온 부스에는 비교적 작은 장비들이 놓여 있다. 크기는 작지만 노리는 변화는 크다. 이차전지 제조의 핵심인 전극 코팅 공정을 더 단순하고 더 싸게 바꾸겠다는 장비들이다.

이 장비는 전기차와 ESS(에너지저장장치) 등에 들어가는 리튬이온 이차전지 전극 생산 공정에 쓰인다. 하이리온은 건식 코팅이 두꺼운 전극을 만들기에 유리한 만큼 특히 ESS용 배터리에 잘 맞는다고 설명했다.

코스닥 상장사 비엠티의 자회사 하이리온이 11~1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리는 국내 최대 배터리 산업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6'에서 건식 코팅 장비를 선보이고 있다. 단면 코팅 장비와 양면 코팅 장비, 분말 혼합 장비, 핫롤프레스 등이 함께 전시됐다.

핵심은 '건식'이다. 이차전지 전극은 주로 습식 방식으로 만들어왔다. 전극 재료를 용매와 섞어 액체처럼 만든 뒤 금속 포일에 바르고 다시 말리는 방식이다. 공정이 길고 설비도 크다. 전기도 많이 든다.

하이리온 방식은 다르다. 분말 재료를 먼저 얇은 필름 형태로 만든 뒤 금속 포일에 바로 붙인다. 용매를 쓰지 않아 말리는 과정이 필요 없다. '바르고 말리는' 공정을 '만들어 바로 붙이는' 공정으로 바꾼 것이다.

하이리온 전시 장비

이렇게 하면 설비를 줄일 수 있고 에너지 사용량도 낮출 수 있다. 공정이 단순해져 연구개발이나 시험 생산에도 유리하다. 하이리온이 이번 전시에서 실험실과 파일럿 단계에 맞춘 소형·모듈형 장비를 앞세운 이유다.

부스 설명판에는 공정 특징도 쉽게 정리돼 있었다. 자립필름을 만든 뒤 멀리 옮기지 않고 바로 금속 포일에 붙여 공정을 단순화했다는 것이다. 이 방식은 코팅 두께를 더 균일하게 만들고 분진과 잔사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재료 손실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분말 혼합 기술도 함께 공개했다. 전극 원료를 고르게 섞고 작은 알갱이 형태로 만들 수 있는 장비다. 원료가 날리는 문제를 줄이고 실험용부터 생산용까지 확장하기 쉽게 설계됐다.

하이리온은 자립필름 성형 기술도 소개했다. 서로 다른 속도의 롤을 이용해 분말을 더 촘촘하고 고르게 만드는 방식이다. 적은 힘으로도 밀도를 높일 수 있고 균열 발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하이리온이 이번 전시에서 보여준 것은 장비 몇 대만이 아니다. 이차전지 업계가 습식에서 건식으로 넘어가는 흐름에서 대형 양산라인 이전 단계에 필요한 소형 장비 시장을 먼저 잡겠다는 전략이다. 실험실 장비에서 시작해 파일럿 라인, 나아가 상업용 플랜트까지 공급한다는 구상이다.

2022년 설립된 하이리온은 건식 코팅 장비와 공정 기술 개발에 집중해왔다. 이번 전시에서도 '작지만 실제 생산 공정에 연결할 수 있는 장비'라는 점을 강조했다.

백동수 하이리온 대표이사는 "이차전지 제조 공정이 습식 코팅에서 건식 코팅으로 전환되는 중요한 시점"이라며 "하이리온은 기존 대형 설비 중심의 코팅 공정을 컴팩트하고 모듈화한 소형 장비 개념으로 바꿔 새로운 표준과 기준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건식 코팅 장비 시장을 선도하고, 이 분야의 리딩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하이리온 전극 샘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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