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이 한 달 이상 지속돼 유가가 110달러대로 치솟을 경우 한국은행이 3분기부터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유가 충격에 특히 취약하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19일 금융투자협회는 서울 여의도 금투센터에서 '블룸버그 초청 호르무즈 위기 긴급 세미나'를 개최했다. 글로벌 금융정보 기업 블룸버그 전문가들은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미친 충격과 금융 시장으로의 영향 등을 발표했다.
발표자로 나선 권효성 블룸버그 한국·대만 이코노미스트는 중동 전쟁 시나리오 4가지를 제시하고 낮은 강도의 전쟁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바라봤다. 권 이코노미스트는 "전쟁의 강도가 현재 수준이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완화되는 상황에서는 유가가 80달러로 안정될 것"이라며 "충격이 일시적이라 한국은행은 물가가 높아지더라도 현재 기준 금리인 2.5%에서 상승을 결정하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중동 전쟁이 지속돼 유가 충격이 이어지면 금리 인상을 피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권 이코노미스트는 "전쟁이 1개월 정도 이어지면 유가가 110달러대까지 올라 환율 충격까지 겹칠 것"이라며 "110달러대가 1~2개월 유지되면 3분기부터는 금리가 인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동 전쟁의 여파에서 주목해야 하는 요소로 인플레이션 인상과 재정지출 확대를 꼽았다. 권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경우 OBBBA(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 정책으로 올해 재정 적자가 클 거라고 예상했고 전쟁으로 엄청난 예상이 투입돼 재정적자가 더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한국 역시 추가 경정을 얘기하고 있고 유가 보조금과 최고가격제 정책 시행으로 재정지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럽에서도 자국 안보를 위해 국방비 지출을 늘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전쟁이 장기적인 면에서는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높이고 금리 상승으로 이어지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