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으로 원유 수급 차질 우려가 커진 가운데 증권가가 정부의 에너지 절약 정책에 자발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다만, 민간부문 의무화까지 이어진다면 불만도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하나증권, IBK투자증권 등 국내 주요 증권사와 한국거래소가 차량 5부제를 시행 중이다. 키움증권, 신영증권 등 차량 5부제 시행을 검토하고 있어 참여 범위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차량 5부제는 차량 번호 끝자리에 따라 요일별 운행을 제한하는 제도다. 운휴 대상 번호는 △월요일(1·6번) △화요일(2·7번) △수요일(3·8번) △목요일(4·9번) △금요일(5·0번) 등으로 운영된다. 정부는 원급 수급 경보가 현재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하면 차량 5부제를 민간 부문에도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증권사들은 에너지 절약과 환경 보호에 공감하며 정부 정책에 동참하고 있다. 각 증권사는 이달 말 전체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차량 5부제 참여를 공지했다. 다만 친환경 차량, 장애인 사용 차량, 임산부·유아 동승 차량 등은 제외해 불편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정부의 에너지 수급 불확실성 대응에 기여할 수 있도록 국가적인 에너지 절약 노력에 함께 했다"고 말했다.
실제 차량 5부제 준수율도 높은 편이다. 이날 오후 시행 중인 증권사 2곳의 주차장을 확인한 결과, 화요일 운행이 제한되는 끝 번호가 '2'와 '7'인 차량은 드물었다. 약 65대의 차량이 주차된 가운데 4대만이 차량번호 '2'로 끝났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매일 입차되는 차량을 보고 차량 5부제 위반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은 차량 5부제 외에도 사내 에너지 절약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불필요한 기기 관리 △점심시간 및 퇴근 시 전자제품과 실내 조명 전원 끄기 △잦은 출장 자제 및 화상회의 대체 등 전반적인 에너지 절감에 나서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향후 불편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의 시선도 있었다. 금융투자업계 종사자 A씨는 "여의도는 직원뿐만 아니라 고객, 영업하는 외부인들 등 다양한 사람들이 찾는 곳"이라며 "불가피하게 차량이 필요한 경우도 있는데 차량 5부제를 의무화한다면 어떻게 다녀야 할지 막막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