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 규제' 풀리는 배아줄기세포…에스바이오메딕스, 파킨슨병 치료제 개발 '탄력'

김건우 기자
2026.04.07 13:23

첨단재생의료법(이하 첨생법)의 구조적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배아줄기세포 기반 치료제 상용화에 청신호가 켜졌다. 지난 3월 30일 발의된 첨생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회부되면서, 업계에서는 파킨슨병 치료제를 개발 중인 에스바이오메딕스가 최대 수혜를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배아줄기세포 치료제는 현행법의 사각지대에 갇혀 있었다. 기존 법은 병원이 환자에게서 직접 세포를 뽑아 치료제를 만드는 방식만 고려했다. 반면 배아줄기세포는 외부 기관에서 세포주를 공급받아 치료제를 대량으로 만드는 '분업' 형태다. 이 때문에 아무리 우수의약품제조및품질관리기준(GMP) 시설을 잘 갖춰도 법적으로 세포처리시설 허가가 제한적이었다. 치료를 할 수 있는 병원도 임상연구를 진행한 단 한 곳으로 제한됐다.

이번 개정안은 이 같은 불합리한 규제를 푸는 내용을 담았다. 핵심은 불필요한 중복 규제 폐지다. 이미 첨단바이오의약품 제조업 허가를 받은 기업이라면 별도의 세포처리시설 허가를 받은 것으로 인정해 주기로 했다. 다른 병원에서 임상연구를 마쳤더라도 치료를 할 수 있도록 문턱도 낮췄다.

에스바이오메딕스가 최대 수혜 기업으로 거론되는 이유는 개발 속도와 실증 데이터 때문이다. 회사가 개발 중인 파킨슨병 치료제 'TED-A9'은 인간배아줄기세포(hESC)에서 유래한 세포를 뇌에 직접 이식해 사멸된 신경세포를 대체하는 약물이다. 증상을 늦추는 데 그쳤던 기존 치료제와 달리 근본적인 치료를 목표로 한다.

임상 결과도 긍정적이다. 임상 1/2a상 1년 추적 관찰 결과, 고용량 투여군에서 운동기능 평가가 개선됐다. 이 연구 결과는 세계 3대 과학 저널인 셀(Cell)지에 게재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뇌영상 데이터에서 이식된 세포가 생착해 도파민 신경세포로 성숙하고 있다는 점도 확인했다.

국내 규제 장벽이 치워지면 상업화 일정은 크게 앞당겨진다. 에스바이오메딕스는 이미 파주에 신규 GMP 생산 시설 구축을 마무리하고 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기존 제조업 허가만으로도 즉시 국내 상용화 절차에 돌입할 수 있다.

에스바이오메딕스 관계자는 "TED-A9은 임상 데이터를 통해 안전성과 유효성이 실증되고 있는 배아줄기세포 유래 치료제로서, 기존 치료법이 부재한 중증·난치질환 환자에게 첨단재생의료 치료 기회를 제공한다는 첨생법의 본래 입법 취지에 가장 부합하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미국 시장 진출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10월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임상시험계획서(IND) 사전 미팅(Pre-IND)을 완료했으며, 올해 상반기 임상 3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글로벌 의약품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카탈란트와 파트너십을 맺고 이원화 생산 체계를 가동할 계획이다.

에스바이오메딕스 관계자는 "이번 첨생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국내 상용화와 미국 임상 3상 추진이 동시에 가속화되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라며 "근본적인 치료제가 부재했던 파킨슨병 환자들에게도 실질적인 치료 접근성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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