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두 달여만에 사상 최고치를 다시 쓴 건 우선 돌아온 외국인 투자자 수급 영향으로 분석된다. 기관투자자 중 금융투자 부문 수급도 순매수로 돌아섰다. 여전한 미국과 이란 간 전쟁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상장 법인들의 실적 기대감이 국내 주식시장의 매력을 부각시켰다는 평가다.
21일 한국거래소(KRX)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 달 들어 외국인들은 코스피에서 약 5조9000억원을 순매수했다. 지난 1월부터 3월말까지 약 55조원을 순매도한 것과 대비되는 상황으로 외국인 수급 변화 흐름이 감지된다.
지난달 최고조였던 중동 전쟁 리스크가 다소 완화되는 가운데,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국내 코스피 상장사들의 실적 기대감이 외국인 '리턴'의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오는 23일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사상 최대인 34조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전년 동기 대비 300% 넘게 뛰는 셈이다. 지난 7일 사상최고인 57조2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삼성전자와 함께 반도체 슈퍼사이클(장기호황)에 들어섰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4월 외국인 순매수 종목도 SK하이닉스(약 2조원)와 삼성전자(약 1조원)에 몰려있다. 전문가들은 약 4조5000억원의 4월 외국인 순매수 금액 중 1조5000억원 가량이 다른 종목으로 분산된 점도 최근 코스피 상승세의 원인 중 하나라고 본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외 종목에 대한 1조5000억원 순매수는 외국인 순매수 수급 저변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라며 "2025년 12월에는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수 4조1000억원 중 3조4000억원이 반도체였다"고 말했다.
올 초 코스피 상승을 주도했던 금융투자기관 매수세가 다시 살아나고 있는 점도 지수에 긍정적이다. 이 달 들어 금융투자 부문 기관투자자들은 12조원 가까이 코스피에서 순매수했다.
금융투자부문 수급은 개인투자자의 ETF(상장지수펀드) 투자와 관련이 깊다. ETF는 증권사가 개인을 대신해 매수하는 구조여서 금융투자부문 순매수로 집계된다. 지난 2월 코스피가 주도주 위주 급등세를 보이면서 개별종목의 주가 상승률에 부담을 느낀 개인투자자들이 ETF를 통한 간접투자에 몰리며 FOMO(기회상실우려)를 해소하는 흐름을 보였다.
그러나 중동 전쟁 이후 3월에는 이 마저도 약 14조원의 순매도 흐름이었다. 결과적으로 다시 돌아온 금융투자 순매수 흐름이 외국인과 함께 코스피 반등의 신호가 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코스피 시가총액도 사상처음으로 5200조원을 넘겼다. 중동 전쟁 이후 지난 16일 5100조원을 다시 찍은 이후 이날 기록을 경신했다.
시장의 상승과 하락 종목 수 비율을 나타내는 ADR(Advanced Decline Ration)도 양호한 상황이어서 변동성이 잦아들었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ADR은 20거래일 동안 상승종목 누계를 하락종목 누계로 나눈 백분율로 표시하는데, 120% 이상이면 과매수, 70% 아래면 과매도 구간으로 분류한다. 100% 근접할수록 상승종목과 하락종목이 균형을 이룬 것으로 본다. 이날 코스피 ADR은 종가 기준 약 111%로 과매수에 근접한 상황이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 SK하이닉스를 포함해 테슬라, 인텔 등 국내외 주요기업 실적 발표를 앞두고 시장 시선이 펀더멘탈(실적)로 이동하고 있다"며 "외국인도 4월 들어 순매수로 전환하며 대형주 중심 순매수 복귀 중인 외국인 수급이 코스피 신고가 견인 동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