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9회 국제인공지능대전(AI EXPO KOREA 2026)' 오이솔루션 부스는 이른 오전부터 차세대 광통신 기술을 확인하려는 참관객들로 붐볐다. 부스 중앙에는 GPU(그래픽처리장치) 서버와 스위치, 스토리지가 복잡하게 연결된 '미니 AI 데이터센터'가 구축돼 실시간 데이터 전송 시연이 한창이었다.
"이 제품이 800기가비트(800G)급 모듈이고, 이쪽이 올해 출시한 1.6테라비트(1.6T) 제품입니다"
부스를 안내하던 오이솔루션 관계자가 핵심 매출원인 광트랜시버를 소개하자 참관객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현재 시장에서 가장 수요가 많은 제품을 묻는 질문에 관계자는 "현재 실질적 수요는 800G가 주류지만, 1.6T 역시 올해부터 도입이 시작됐다"며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1.6T를 사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오이솔루션은 6일부터 사흘간 열린 이번 전시회에서 2028년까지 실적을 견인할 차세대 AI 데이터센터용 광통신 핵심 부품을 대거 공개했다. 오이솔루션 관계자에 따르면 하루 1000명 이상, 3일간 총 3000명 이상의 방문객이 부스를 찾은 것으로 추산된다.
현장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것은 '공동 패키징 광학(CPO)' 기술이었다. 부스 한편에 마련된 공동 패키징 광학 모형 앞에는 업계 관계자부터 일반 참관객까지 몰려들었다. 오이솔루션 관계자는 "정확한 기술 구성을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아 모형을 직접 제작해 시각화했다"고 설명했다.
CPO는 스위치 주문형 반도체(ASIC)와 광학 엔진을 하나의 실리콘 기판 위에 직접 조립하는 차세대 패키징 기술이다. 현재 주력인 1.6T급까지는 광트랜시버가 스위치에 꽂히는 플러거블 방식이 쓰이지만, 3.2T 이상으로 대역폭을 키우려면 공동 패키징 광학 기술이 필수적이다. 이를 통해 기존 방식 대비 전력 소모와 발열을 크게 줄이면서 초고속 전송이 가능해진다.
전시된 모형은 주문형 반도체 옆에 광학 엔진이 붙어 있고, 그 앞쪽에 외부광원 모듈을 꽂는 슬롯이 배치된 구조를 보여줬다. 이 관계자는 "공동 패키징 광학의 핵심 과제는 조립 과정에서의 수율 안정화"라며 "엔비디아가 강하게 주도하고 있어 기술 진화 속도가 빨라 내년이면 시장에 본격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이솔루션은 CPO 시장에서 레이저 소스가 분리된 '외부광원'을 모듈 형태로 공급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실물이 공개된 '외부 레이저 소형 폼팩터 플러거블(ELSFP)'가 그 핵심이다. 올해 출시된 이 제품은 고출력 광원을 제공하며, 플러그형 구조를 적용해 고온 환경으로부터 레이저를 보호한다.
이 관계자는 "CPO가 시장에 정착하려면 결국 외부광원이 같이 따라와서 붙어야 한다"며 "외부광원 자체는 기술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아니라, ASIC과 광학 엔진의 어셈블리 수율만 안정화되면 바로 시장에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국내 최초로 개발된 100G급 '전계흡수변조 레이저(EML)' 레이저 다이오드 칩도 처음 공개됐다. 인화인듐(InP) 기반의 이 칩은 광트랜시버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소자로, 오이솔루션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이를 자체 설계·생산하고 있다. 광트랜시버 원가의 약 30%를 차지하는 만큼 내재화 시 수익성 개선에 직결되는 구조다.
오이솔루션이 제시한 로드맵은 세 단계다. 올해는 800G 광트랜시버 제품으로 매출 기반을 확보하고, 하반기부터는 1.6T 광트랜시버를 본격 투입한다. 내년부터는 ELSFP를 앞세워 공동 패키징 광학 시장에 진입하며, 이는 2028~2029년까지 장기적인 성장 동력이 될 전망이다.
회사 관계자는 "AI 인프라 확대에 따라 고속 광통신 기술 경쟁력이 기업의 핵심 성장 요소로 부각되고 있고, 글로벌 고객사와의 협업을 기반으로 사업 성과를 가시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전시는 단독 참가가 아닌 액체냉각 서버 전문 매니코어소프트, AI 소프트웨어 전문 모티프테크놀로지스(MOTIF)와 함께 '대한민국 AI 소버린의 완성'이라는 주제의 공동부스로 꾸려졌다.
기존 AI 소버린 논의가 '한국형 챗GPT' 같은 소프트웨어에만 갇혀 있었다면, 이번 3사 연합은 '데이터센터 하드웨어까지 국산화해야 진정한 소버린 AI가 완성된다'는 화두를 던졌다. 부스 입구에는 3사가 공동 제작한 브로셔가 비치돼 있었고, 각 회사의 강점을 구현한 데모환경이 구성돼 있었다.
오이솔루션 관계자는 "지금까지 AI 소버린이 소프트웨어 국산화에 집중됐다면, 우리는 AI 데이터센터의 핵심 부품까지 국산 기술로 완결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려고 한다"며 "같은 뜻을 가진 업체들을 계속 모아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