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초 미국발 사모대출 부실 우려가 국내 증권업계의 리스크로 떠올랐으나 정부는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평가했다. 현재까지 사모대출 펀드 관련 손실이 발생한 사례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2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증권사의 해외 사모대출 투자규모는 2조8400억원으로 집계됐다. 자산운용사 투자액 700억원을 합해도 금융투자업계 투자규모는 3조원이 채 안 된다. 가장 투자규모가 많은 보험사(20조6000억원)과 비교하면 약 7분의 1 수준이다. 총자산에서 차지하는 투자비중도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각각 0.3%에 그쳤다.
주요 증권사 등을 통해 판매된 해외 사모대출 펀드 역시 아직까지 손실이 확정된 사례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금감원에 따르면 주요 12개 증권사의 해외 사모대출 펀드 판매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17조원으로 2023년 대비 44% 증가했다. 사모대출 펀드가 매년 증가세를 보이면서 금융당국도 일찌감치 모니터링을 강화했다. 미국과 이란 전쟁 등 글로벌 시장 변동성에 따라 대량 환매사태(펀드런)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게다가 해외 사모대출 펀드 상품은 주로 기관 투자자가 대상으로 개인 투자자에 판매된 잔액은 5000억원 수준이다.
투자규모가 총자산 대비 낮은 점, 손실 확정 사례가 발생하지 않은 점 등을 근거로 정부는 해외 사모대출 관련 국내 금융업계의 리스크가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금융권 전반에 리스크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잠재워질 것으로 보인다.
사모대출 펀드 관련 리스크는 미국 대형 자산운용사 블루아울캐피털·블랙록 등이 환매 제한 조치를 하면서 불거졌다. 사모대출 펀드에서 자금을 빼려는 투자자들의 환매 요청이 늘어났으나 운용사가 이를 거절하면서 사모대출 시장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커졌다.
사모대출은 비은행 금융기관이 기업에 직접 제공하는 대출을 말한다. 은행대출과 달리 투자자로부터 모집한 자금을 기반으로 펀드를 조성한 뒤 해당 펀드가 기업에 직접 대출을 제공하는 구조다. 시장에선 미국·이란 전쟁 등 중동사태 불확실성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확대될 경우 사모대출 시장 부실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봤다. 고금리가 장기간 지속되면 사모대출 차입기업의 이자부담이 늘어나 부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당시 해외 사모대출 주요 투자자로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 등이 거론되기도 했다. 다만 이들 증권사는 블루아울 등 환매 제한이 발생한 상품에는 투자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도 일부 부실이 발생할 수는 있지만 대부분 펀드 만기가 올해 이후로 분포된 만큼 단기간에 전체 금융시스템 리스크로 확산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정부는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당분간 해외 사모대출 투자 현황을 수시로 살펴보고 관련 부처 간 협력체계를 유지하며 대응해 나간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