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출시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에 한국거래소 코스피 거래대금의 18%가량이 쏠린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순자산이 조단위로 증가한 레버리지 ETF 대부분이 반도체 종목 비중이 높았다. 여기에 반도체 중심의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까지 선을 보이는 만큼 당분간 해당 섹터에 수급이 쏠릴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단기 쏠림 가능성은 인정하면서도 중장기적으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거래소(KRX)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상장된 반도체 종목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거래대금이 약 10조원에 이른 것으로 확인된다. 이날 하루 한국거래소 코스피 거래대금 55조8408억원의 약 18%를 차지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체 종목 920여개 중 90%에 가까운 820여 종목이 하락했음에도 지수가 전일 대비 2.25% 오른 8228.70에 마쳤다. 코스피 ADR 지표도 59.46%에 머물러 과매도 구간임에도 지수는 크게 상승한 상황이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와 함께 수급이 쏠리면서 발생한 주도주 상승이 과매도를 상쇄할 정도의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SK하이닉스가 이날 하루 동안 9.31% 오르며 증시 상승을 주도했다. 삼성전자도 2.68% 올랐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삼성전자가 12만200원에서 30만7000원으로, SK하이닉스는 65만1000원에서 224만3000원으로 각각 155%와 245%를 보인다.
국내 주식형 레버리지 ETF 중 올해 순자산이 조단위로 증가한 상위 상품들은 대부분 반도체 종목 비중이 높았다. 구체적으로 KODEX 레버리지는 순자산이 연초 대비 6조7478억원이 증가했다. KODEX 레버리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비중을 60% 이상으로 가져가는 KODEX 200 ETF에 더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추가로 추종한다. 연초 이후 지난 26일까지 수익률이 259%다.
뒤를 이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비중이 높은 KODEX 반도체 ETF와 SK하이닉스, 삼성전자를 추가로 담은 KODEX 반도체레버리지가 2조5513억원 같은 기간 순자산이 뛰었으며, 비슷한 구성의 TIGER 반도체TOP10레버리지도 같은 기간 순자산이 2조46억원 증가했다. 연초 대비 수익률은 각각 416%와 356%였다.
여기에 반도체 주도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까지 출시되면서 주도주 중심의 수급 쏠림에 의한 단기 변동성은 어쩔 수 없다는 것이 증권업계 의견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FICC 부장은 "코스피에서 반도체 대형주 중심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출시되면서 시장이 관심이 집중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중장기적으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상품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한다. 높은 투자자 관심에 따라 출시 초기에는 상당한 규모의 자금 유입이 예상되지만, 상품 전체의 시가총액(약 5조원)이 반도체 주도주 대비 미미해서라는 분석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이 3000조원을 넘는 만큼, 단일종목 레버리지 영향력은 중기적으로 크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현재 주도주이자 개인 수급이 집중된 종목이므로 출시 직후 쏠림 증폭 현상이 발생하면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도 "기존 반도체 종목 추종 레버리지 ETF와 지난해 홍콩 주식시장에 상장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담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비중이 이미 상당하다"며 "이들 레버리지 ETF의 수급과 주가의 방향성은 상관관계가 낮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