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검찰이 재판에 넘긴 '러그풀' 사기 사건과 관련 금융당국이 탈중앙화거래소(DEX)에서 가상자산 매매를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금융감독원은 15일 "DEX는 다양한 신규 코인을 발행 초기에 저렴한 가격으로 매입할 수 있어 투자자들이 투자 기회로 활용 중"이라며 "그러나 DEX에서는 누구나 쉽게 코인을 발행할 수 있어 러그풀 사기가 빈번하고 유사 코인도 다수 존재해 이용자 유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러그풀은 개발자가 가상자산을 발행·상장하고 허위 사실로 투자자들을 꾀어내 가격이 급등하면 보유 물량을 매도하는 수법이다. 최근 서울남부지검은 DEX에서 밈 코인을 발행한 뒤 인플루언서를 동원해 허위사실을 홍보하는 방식으로 가격을 띄우고 미리 보유한 물량을 팔아치운 일당을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이 과정에서 해당 밈 코인은 발행 후 26시간 만에 가격이 1001배 급등한 것으로 조사됐다. 가격이 뛰자 일당은 보유한 물량을 매도했고 투자자 256명은 9억원 규모의 피해를 입었다. 이 사건은 금감원 가상자산조사국이 조사해 금융위원회를 거쳐 검찰에 고발한 건이다.
DEX에서는 거래시 본인인증을 받지 않아도 되고 누구나 코인을 발행하고 매매할 수 있다. 코인에 대한 심사절차도 없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SNS(소셜미디어)에 홍보되는 내용만 믿고 투자해선 안된다고 당부한다. 러그풀 사기는 DEX 상장 초기에 발생하며 SNS 홍보를 많이 이용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SNS 홍보만 신뢰하기보다 코인 기본정보를 확인하고 상위보유자 집중도 등 러그풀 위험지표를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며 "블록체인 탐색기 등을 통해 소수 지갑이 전체 발행량 대다수를 보유한 것으로 확인된 경우 소수 거래자의 매도로 가격이 급락할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인 발행 플랫폼의 대중화로 별도의 코드개발 없이 하루에도 수천, 수만개의 밈 코인이 발행되는 점도 주의점으로 꼽힌다. 유명 코인의 이름과 로고를 거의 동일하게 만들거나 유행테마를 콘셉트로 하는 코인이 다수 유통되고 있지만 대다수는 거래가 중단된 상태다. 따라서 밈 코인 등 투자시에는 컨트랙트 주소(특정코인의 고유 식별번호)로 코인을 확인하고 매수 전 코인의 특징을 충분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
DEX에선 대부분 유동성 풀(pool)에 들어있는 2개의 가상자산 수량의 교환비율에 따라 가격이 자동결정되는데 대규모 거래가 발생할 경우 가격이 큰폭으로 변동할 수 있다. 유동성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에는 소규모 거래에도 가격이 크게 오르내려 원하는 가격보다 불리하게 거래될 수 있다. 따라서 거래 전 슬리피지(체결 오차) 허용범위를 설정하고 유동성 풀의 규모, 다른 거래소 상장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고 발생시 피해구제가 어렵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DEX 플랫폼은 거래를 지원하는 인터페이스일 뿐 자산·거래를 통지할 수 없어 착오이체 등 발생시 복구가 불가능하다. 더불어 가상자산 거래 중 가짜 플랫폼 등 비정상 거래소를 통한 자산탈취 사고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거래할 때는 거래정보를 재확인하고 지갑 승인권한을 주기적으로 관리하는 등 스스로 피해예방에 대비해야 한다.
금감원은 AI(인공지능) 기반 이상거래 탐지, 분석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가상자산 시장을 모니터링 중으로 불공정거래 행위에 엄정 조치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SNS를 이용한 불공정거래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제보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