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끝 생산 확대 시작…반도체 장비주에 부는 훈풍

배한님 기자
2026.06.15 16:24
반도체 장비주 주가 추이/그래픽=김지영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 타결 소식이 전해지면서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주, 특히 반도체 장비주로 훈풍이 퍼지고 있다. 전쟁이 끝나 매크로 불확실성이 사라지면서 메모리 반도체 기업의 CAPA(생산능력) 투자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이미 단기 급등한 만큼 조정 우려도 있지만, 밸류에이션이 상향조정될 가능성도 언급된다.

15일 한미반도체 주가는 올해 들어 172.37% 오른 32만7000원, 주성엔지니어링은 712.27% 증가한 22만5000원, 원익IPS는 157.00% 오른 17만4500원, HPSP는 149.25% 증가한 8만3500원이다. 이 중 주성엔지니어링은 코스피·코스닥 시장을 통틀어 올해 주가가 4번째로 많이 오른 종목이다.

이 밖에도 티에스이(332.39%), {테크}(299.55%), 브이엠(231.80%), 서진시스템(204.28%), 코미코(147.85%) 등 반도체 장비주가 코스피(102.48%)보다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하나마이크론(101.98%), 이오테크닉스(98.88%), 한화비전(71.19%), 리노공업(58.95%) 등도 강세였다.

금융투자업계는 반도체 가격이 오른 만큼 반도체 소부장주도 호황을 누릴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가 광주에 반도체 패키징 공장을, SK하이닉스가 호남 지역에 반도체 후공정 시설을 만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지어지고 있는 반도체 생산시설도 있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가 2034년까지 웨이퍼 생산능력을 3배 확대할 계획을 언급하면서 전공정 장비사 주가가 강한 반등세를 보였다"며 "SK하이닉스 Y1(용인 1기 팹 반도체 공장)은 2027년 2월 중 클린룸을 오픈할 예정이며, 삼성전자의 P5L(평택캠퍼스 제5공장)은 2028년 중 신규 팹 양산을 추가할 전망이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IB(투자은행) UBS는 "반도체 장비 업계가 슈퍼사이클 초기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며 "장비 시장 규모가 2028년에는 2500억달러(약 380조원)에 달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티모시 아르쿠리 UBS 연구원은 "반도체 장비 공급 업체들이 고객사로부터 향후 8개 분기 수요 전망을 공유받고 있는데, 30년 가까이 업계를 분석하면서 이런 사례는 처음 본다"며 "올해 하반기부터 2027년까지 다수의 대형 반도체 공장이 본격적으로 생산을 확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도 "최근 한 달 사이 하나증권이 커버하고 있는 반도체 전공정 장비 업체 3종목 모두 주가가 60% 이상 상승하며 목표주가에 근접한 상황이며, 글로벌 장비 업체 역시 근 한 달 사이 30% 가까이 주가가 상승하며 멀티플이 레벨업 됐다"며 "국내 메모리 업체들의 투자 기조가 지속 상향되고 있어 실적 상향 여력도 상존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최근 주가가 급등한 여파로 일부 조정이 있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HPSP와 원익IPS는 지난 12일 상한가를 기록했고, 원익IPS와 이오테크닉스, 피에스케이, 브이엠 등은 역대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이에 이날(15일)은 피에스케이가 2.47%, 브이엠이 3.20%, 원익IPS가 4.80%, 이오테크닉스는 13.24% 하락 마감했다. HPSP는 16.78% 오르며 3거래일 연속 강세를 이어갔다.

김 연구원은 "(반도체 장비주들이) 단기 급등했기 때문에 당분간은 신규로 추격 매수하기보다는 보유한 것을 유지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판단한다"며 "상대적으로 주가가 덜 오른 소재 및 소모품(부품) 업체들에 대한 중장기 접근도 고민해볼 전략이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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