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미래에셋증권의 스페이스X 공모주 미배정 사태에 대해 "지금도 이해가 안 가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라며 해외 공모주 청약 과정에서 증권사 책임을 강화하는 등 재발방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22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당연히 (미래에셋증권에) 배정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사태가 일어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저희 의도와는 다른 이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12일 스페이스X의 나스닥 상장을 앞두고 국내 인수단으로 참여했지만 공모주를 한 주도 받지 못했다. 이에 따라 스페이스X의 IPO(기업공개)를 앞두고 미래에셋증권을 통해 공모주 청약에 나선 전문투자자(개인)들도 공모가로 주식을 취득하는 데 실패했다.
이 원장은 투자자 보호의 관점에서도 공모주 미배정 사태를 "금감원이 전혀 의도하지 않은 상황이었다"고 분명히 했다. 그는 "미국 SEC(증권거래위원회)의 증권 신고서를 봤고 전문투자자들에게 배정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증권 신고서로 하지 않고 사모로 들어오는 것은 모르지만 금감원도 투자자 보호와 관련된 건 살펴봤다"고 했다.
금감원이 스페이스X 공모주 청약 과정에서 투자금이 달러화 유출돼 제동을 건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공모주 미배정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원장은 "환율에 일시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영향이 있는지 챙겨본 것은 사실이지만 미래에셋증권에 직접적으로 무엇을 한 것은 없고, 투자자 보호와 관련된 것을 살펴봤다"면서 "공모주 미배정이 대표주관사(미래에셋증권 간)와의 의사소통이 영향을 미친 것인지, 또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인지는 검사를 해봐야 알 수 있는 영역"이라고 진단했다.
금감원이 현재 미래에셋증권에 대한 검사를 진행 중인 가운데 전문투자자 등록·운영 제도, 해외투자 관련 위험고지 적절성을 중점적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지금 금감원에도 민원이 많이 들어와 있어서 전문투자자 등록·운영 절차가 적절했는지, 갑자기 전문투자자가 4000명 정도가 됐는데 적정하게 한 것인지 살펴보는 데에 시간이 많이 걸려 '무기한 검사'라는 표현이 나온 것 같다"며 "해외투자와 관련한 위험고지나 근본적인 투자자 보호와 관련해서 살펴보고 있다"고 했다.
이 원장은 검사 결과를 토대로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이 원장은 "투자자 입장에서도 공모주 배정이 안 돼 돈이 다 물려있는 상황이라 매우 불편한 상황이 발생한 것"이라며 "투자자 보호와 관련해 저희가 이런 부분을 챙겨서 재발하지 않도록 검사하고 제도를 보완하겠다"고 강조했다.
오픈AI 등 해외 공모주 청약에 대한 투자 수요가 높아지는 만큼 증권사 책임을 강화하는 등 금융당국에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원장은 "금융사들이 해외 공모주 청약을 할 때 지켜야 할 상항을 공개적으로 공유해서 투자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며 "증권사 책임을 강화한다든지 여러 방안이 있을 수 있다. 금융당국 혹은 보다 더 높은 차원에서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공모주 청약과 관련 국내 증권사들의 건의사항을 두고 이 원장은 "업계에서 요구하는 것은 공시와 관련된 부분이다. 공모방식이 다른 나라에 비해 어려워서 현지에 맞게 예외를 인정해달라는 것"이라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저희나 금융위원회나 매우 신중한 입장으로 알고 있다"고 짚었다.
미래에셋증권의 공모주 미배정에 대해 금감원이 해외 IB(투자은행)와의 직접 소통을 통해 원인을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는 점도 언급했다. 이 원장은 "꼭 필요하면 SEC에 요청할 수는 있겠지만 구체적인 상황에 대한 답변이 없을 가능성이 높다"며 해외 IB에 대해서는 금감원의 조사권한이 없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