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자산 14조·거래대금 ETF의 23%

"굉장히 리스크(위험)가 있는 투자인데도 쿨다운(과열해소)이 안되고 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금감원장의 우려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가 상장 한 달도 안 돼 순자산이 10조원 이상 늘어나면서 증시에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데서 비롯됐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14개 종목 거래대금이 전체 ETF 거래대금의 4분의 1 가까이를 차지하는 등 시장 유동성을 집어삼키고 장 막판 가격 급등락이 반복되며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가 상승 전망이 이어지면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수요도 지속될 전망이다.
22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KODEX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 TIGER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 등 국내 상장 단일종목레버리지 14개 종목의 순자산은 14조4000억원으로 17거래일 간 10조원 이상 증가했다. 이란전 종전 결정 이후 국내 증시가 반등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상승세가 집중되면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투자 수요도 늘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부터 상승장에 참여하지 못한 개인투자자들이 포모(소외되는 데 대한 불안함) 해소를 위해 단기간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려는 심리가 영향을 미쳤다.
특히 거래 쏠림 현상은 극심하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 이후 14개 종목의 거래대금은 142조7000억원에 달한다. 하루 평균 84조원이 거래된 셈이다. 이 기간 전체 ETF 거래대금은 622조원 규모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거래대금은 전체 ETF 거래대금의 23%를 차지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규모가 커지고 투자가 몰리면서 시장 전체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도 커지고 있다. 증시 변동성이 높아지고 반도체 톱(TOP) 2종목으로의 쏠림이 강화되는 것이 대표적이다. 증시 변동성을 나타내는 코스피200변동성지수(V-KOSPI) 는 단일종목레버리지 상장 이후 평균 80.43을 나타내고 있다. 직전 17거래일 평균이 66.55에 비해 크게 상승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시가총액 비중은 전체 코스피 시가총액에 55%에 육박한다.
이와 같이 쏠림과 변동성이 높은 상황이 이어지면 시장 불안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단일종목 레버리지가 시장 흐름 자체를 움직인다기보다 최근 가파른 상승세로 인한 피로감과 높은 변동성이 나타나는 상황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로 투자가 몰리며 이를 강화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단타 위주로 시장이 움직이는 점도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불안을 가중시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단일종목레버리지 상품의 경우 분산 투자 효과가 없는 소수의 종목인 데다 주가 움직임을 2배로 추종해 위험성이 극대화되는 상품"이라며 "언제든 대규모 손실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상품인데도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투자가 몰리는 상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