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스페이스X ETF 광고는 사기" 투자자 고소, 경찰 내사 착수

김나경 기자, 김지현 기자, 박진호 기자
2026.06.22 15:11

한국투자신탁운용 스페이스X '공모가 편입' 광고
국민신문고 민원 넣고 검경에 '사기죄' 수사의뢰
영등포서 내사 착수, 금감원도 이번주 현장검사

국내 상장 ETF의 스페이스X 편입 상황/그래픽=김다나
스페이스X 사모 공모 투자 관련 일지/그래픽=김현정

한국투자신탁운용이 "다른 ETF(상장지수펀드)와 달리 공모가격으로 당일 편입한다"며 소비자에게 대대적으로 광고한 것과 관련해 경찰이 '사기 혐의'로 내사에 착수했다. 표시광고법·금융소비자보호법상 과장 광고 수준이 아니라 형법상 사기죄를 묻겠다는 투자자 민원이 검경 수사로 이어진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이번 주 스페이스X ETF와 관련해 현장 검사에 착수, 법규 위반 여부를 들여다볼 예정이다.

22일 머니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영등포서는 개인투자자 A씨가 한국투자신탁운용을 사기죄 혐의로 고소한다는 내용의 서류를 접수한 후 지난 19일 내사(입건 전 조사)에 착수했다. 영등포서 관계자는 "최근 관련 사건 접수 후 고소장을 검토 중인 단계"라고 밝혔다.

고소장에 따르면 A씨는 "한투운용은 투자자들에게 스페이스X 공모주가 해당일(6월12일) 배정이 확정되는 것처럼 오인케 하는 내용으로 지속적인 홍보와 공지를 했다"며 "이를 신뢰한 투자자들로 하여금 ACE 미국우주테크액티브를 매수하도록 했지만 실제로는 배정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피고소인의 이런 행위는 투자 판단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실과 관련된 것으로 사기죄 성립 여부에 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형법 제347조 사기죄는 사람을 기망해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경우로 징역 20년 이하 또는 벌금 5000만원 이하를 부과할 수 있다. 사기죄가 인정되면 표시광고법·금융소비자보호법상 과징금·과태료 등에 비해 무거운 처분이 내려질 수 있다. 금감원은 지난주 한투운용 ETF 광고가 표시광고법·금융소비자보호법 등에 위반되는지 점검했다.

한투운용은 스페이스X IPO(기업공개)를 앞두고 지난 12일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 "ACE 미국우주테크액티브의 스페이스X 공모주 배정은 확정되었으나 부득이하게 안내 시점을 연기한다"고 불특정 다수의 소비자들에게 안내했다. A씨는 머니투데이와 통화에서 "공모주 배정이 확정됐다는 문구를 보면 공모가격으로 ETF 편입을 확정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며 "12일 오전에만 해도 환매를 고민했다가 이 문구를 보고 나서 그대로 뒀다"고 말했다.

쟁점은 운용사의 고의성 여부다. 공모주 청약에 나선 미래에셋증권이 한투운용 등 ETF 운용사들에 공모주 배정을 못 받을 수 있다고 12일 전에 알렸는지, 한투운용이 미배정 가능성을 조금이나마 예측할 수 있었는데도 "공모주 배정이 확정됐다"는 광고 문구를 그대로 뒀는지 등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수사기관에서도 사기의 고의성 입증을 핵심으로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ACE 미국우주테크액티브는 다른 ETF와 달리 스페이스X를 공모가격으로 편입하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공모가격으로 ETF에 담으면 스페이스X 상장 후 주가가 높아질수록 투자 수익률도 높아질 수 있다.

투자자들은 한투운용이 '공모가 편입이 확정됐다'는 잘못된 정보를 줬고 이를 대대적으로 광고한 점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A씨 또한 이러한 점을 문제 삼아 지난 16일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신청했고 경찰과 검찰 모두에 사기죄 혐의로 수사해줄 것을 요청했다.

황선오 금감원 부원장은 "과장광고 의혹이 있어 이번주 수요일(24일) 현장검사 나갈 예정"이라며 한투운용 점검을 검사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삼성자산운용이 지수방법론을 위배했는지도 점검한다. 삼성자산운용은 패시브 ETF인 'KODEX 미국우주항공'에 스페이스X 주식을 편입했다. 통상 패시브 ETF는 정기 래밸런싱(재조정) 기간에만 종목 편·출입이 가능하다. 삼성자산운용은 ETF 설계 당시부터 스페이스X 상장을 감안해 지수방법론에 수시편입 특례를 만들어뒀다고 설명한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