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복상장 안 되면 해외로?…'이 장치'로 철통방어

김나경 기자, 방윤영 기자
2026.07.06 16:04

해외 중복상장해도 '주주보호' 의무 지켜야…'증권신고서' 수리 여부가 강력 장치
현대차·한화그룹 등 영향 받을 듯

금융위원회 전경 /사진=뉴스1

중복상장 원칙금지 예외기준은 국내 모기업이 자회사를 해외에 상장하는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국내·외 상장 절차가 까다로워지면서 현대차그룹, 한화그룹 등 자회사 IPO(기업공개)를 앞둔 상장사들이 영향권에 들 것으로 보인다.

6일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중복상장 원칙금지·예외허용을 위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국내 모회사가 자회사를 해외거래소에 중복상장 하는 경우에도 중복상장 원칙적 금지에 해당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주주충실 의무는 모회사에 부과하는 것이기 때문에 해외에 상장할 때도 5대 의무를 적용한다"며 "국내법인이 해외에서 증권을 발행하더라도 1년 내 환류 가능성이 있으면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내야 하고 증권신고서 수리 과정에서 살펴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중복상장시에는 한국거래소가 더 엄격한 기준으로 심사하지만 해외거래소에서는 불가능하다는 점을 반영해 금감원이 증권신고서를 통해 점검하겠다는 것. 일반주주 권익 보호를 위해 어느 나라에서 상장하든 모회사 이사회의 5대 의무는 지키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셈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증권신고서 수리가 안 됐는데 해외에서 상장 절차를 진행하면 증권신고서 미제출 위반"이라고 덧붙였다.

이사회가 5대 의무를 위반할 경우 제재금 최대 10억원을 부과될 수 있다. 더불어 1일 매매거래정지 처분, 공시의무 위반 제재금, 벌금 누적시 상장폐지 실질심사 사유 해당, 불성실공시 지정사실 공시 등 페널티가 있다. 5대 의무는 △주주 영향평가 △주주 보호방안 마련 △주주소통(주주동의 확인) △이사회 찬반 결의 후 자회사 통보 △의무이행 사항 단계별 공시 등이다.

중복상장 원칙금지·예외허용 가이드라인/그래픽=이지혜

시장에선 자회사 상장을 추진하는 현대차, 한화, CJ그룹 등이 중복상장 원칙금지 가이드라인 적용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현대차그룹 계열 로봇 기업 보스턴다이나믹스는 미국 상장 가능성이 제기돼왔다. 한화그룹의 한화에너지, HD현대의 HD현대로보틱스, CJ의 CJ올리브영 상장도 추진될 경우 가이드라인 적용 대상이 될 것으로 본다. 다만 금융당국 관계자는 "상장 신청이 들어오면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당장 가이드라인 적용을 받을 기업이 얼마나 될지는 예상하기 어렵다. 다만 금융위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2024년 상장신청사 중 4개사, 지난해에는 10개사가 중복상장 가이드라인 대상이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금융당국은 규제회피 꼼수를 막기 위해 6개월마다 가이드라인을 점검·재정비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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