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ADR, 불타는 환율 식혀줄까

김세관 기자
2026.07.08 04:04

원/달러 두달째 1500원대, 이란휴전·수출호재에도 부동
외인매도 지속, 자금유출 탓… 3분기 1600원 전망까지도
10일 상장 '43조 규모 달러유입' 단비… 단기방어 기대감

오는 10일(현지시간) SK하이닉스의 미국 ADR(주식예탁증서) 상장이 두 달 가까이 요지부동인 원/달러 환율의 '급한 불'을 꺼줄 변수로 주목받는다. 이번 상장을 통해 43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달러가 국내로 유입되면 환율 안정에 숨통을 틔워줄 수 있다는 기대에서다.

미국-이란 전쟁이 멈추면 내려올 줄 알았던 1500원대 원/달러 환율은 요지부동이다. 미국과 이란 휴전, 6월 수출 1000억달러(153조원) 돌파 등 우호적 재료조차 통하지 않는다. 7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이날 1530원 안팎을 오가다 1528.2원에서 주간거래를 마쳤다. 지난 5월18일 종가기준 1500원을 넘은 이후 두 달여 가까이 1500원대를 유지한다.

이달 초 장중 1559.20원까지 찍었다가 외환당국의 수차례 구두개입과 자금투입 등으로 1530원 안팎으로 내려왔지만 3분기 환율 상단은 1600원까지 열어둬야 한다는 전문가들 의견이 적지 않다.

달러 인덱스(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가 연초 97에서 최근 101까지 오르는 등 강달러 환경조성이 원화 약세를 부추기는 면도 있지만 인덱스가 3%가량 상승한 반면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8%가량 하락한 상황이어서 '강달러'만으로는 원화 약세가 설명이 되지 않는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 이론으로 지금의 원화 약세가 쉽게 설명이 안된다"며 "(그나마)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주식자금 흐름으로 지난해 하반기 이후 가파르게 증가한 자금유출이 환율 흐름과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외국인투자자들은 연초부터 최근까지 150조원 넘게 순매도했다. 문제는 외국인 자금 유출이 지속될 여지가 높다는 점이다.

위재현 교보증권 연구원은 "환율상승을 주도한 요인은 해외 패시브펀드의 리밸런싱 매도로 판단되는데 글로벌 주식시장의 상대적 수익률을 보면 리밸런싱 매도는 당분간 지속될 여지가 높다"며 "하반기에도 리밸런싱 매도가 이어지면 상단을 막아줄 눈에 띄는 재료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최근 정부가 발표한 메가프로젝트를 통한 반도체기업 중심 대규모 국내 투자와 수출업체들의 수출대금 국내 유입 등을 장기적 관점에서의 환율안정 재료로 본다.

다만 3분기 1600원대까지 환율 상단이 열릴 수 있는 만큼 단기 리스크를 완화할 재료가 필요하다고 자본시장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증권가에선 우선 SK하이닉스의 10일 미국 ADR 상장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미국에서 조달한 달러가 국내로 유입되면 환율안정에 도움을 줄 수 있어서다. 43조원 규모의 유입이 가능한데 정부가 대규모 자금이 국내에 풀릴 경우의 환율 변동성에 대비해 분산 환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을 만큼 환율에 미치는 영향도 클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원화와 동조화 현상이 있는 엔화의 경우 일본 정부 시장개입으로 엔/달러 환율이 161엔 수준으로 하락하는 등 강세를 보이는 점이 원/달러 환율의 단기 환율방어에도 그나마 좋은 재료가 될 수는 있다"며 "지난 6일 개시한 서울 외환시장 24시간 거래체제 전환도 환율안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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