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저가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코스피가 나흘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다만 중동 전쟁 불확실성과 AI(인공지능) 투자 감소 우려 등은 장중 변동성을 키웠고, 개인 투자자는 주식 1조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이 같은 우려에도 코스피 펀더멘털은 여전히 탄탄하다고 진단했다.
9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5.12포인트(0.62%) 오른 7291.91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상승 출발한 코스피는 장중 3% 이상 올랐으나, 상승 폭을 줄이며 7063.76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이후 7200선에서 등락을 거듭하다 상승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는 1조3308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 투자자와 기관 투자자가 각각 1461억원과 1조2880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피 업종 중 통신은 3.6% 상승했고, 전기·전자와 제조는 각각 2.21%와 1.17% 올랐다. 반면, 보험은 5.51% 약세 마감했고, 운송장비·부품과 오락·문화는 4% 이상 하락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 SK하이닉스와 SK스퀘어는 각각 5.3%와 4.49% 상승했다. 오는 10일 미국 증시 상장을 앞둔 SK하이닉스의 ADR(주식예탁증서) 공모가 흥행에 성공한 것이 영향을 끼쳤다.
삼성전자는 강보합 마감했다. 삼성생명과 삼성물산은 각각 5.78%와 4.18% 하락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3.68%와 7.65% 미끄러졌다.
이경민 대신증권 FICC리서치부장은 "국내 증시는 반도체 업종 반발 매수세 유입으로 상승 출발했지만, 계속되는 중동발 노이즈와 수급 변동성으로 방향성 부재하며 등락을 반복했다"며 "반도체 업종을 둘러싼 악재들과 차익실현 압박이 누적되며 개인 투자자가 대규모 순매도에 나섰다"고 분석했다.
중동 전쟁 불확실성과 AI 투자 감소 우려는 최근 코스피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지난 6일부터 전날까지 코스피가 3일 연속 하락한 것 역시 이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같은 우려가 아직까지 과도하다고 판단한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이익증가율 둔화에 따른 반도체 피크아웃 우려가 제기되고 있으나 이익이 급증한 후에는 기저효과가 생기기 마련"이라며 "이익증가율보다 더 믿을 만한 지표는 이익률"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코스피 지수가 과도하게 하락하며 바닥권에 가까워진 만큼 저가매수 기회를 노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추세적 상승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수는 있겠으나 현재 주가 수준을 고려하면 단기 반등은 일어날 수 있다고 분석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7000 초반까지 하락한 현재 구간에서는, 반도체, MLCC(적층세라믹콘덴서), 전력기기, 증권 등 낙폭 과대 기존 주력 업종 중심의 분할 매수 대응을 우선순위로 가져가는 것이 맞다"고 조언했다.
코스닥도 나흘 만에 상승했다. 전 거래일 대비 9포인트(1.15%) 오른 794를 기록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18억원과 3072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이 3206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 업종 중 건설, 기계·장비, 전기·전자는 2% 이상 상승했다. 제조, 비금속, 운송장비·부품 등도 1% 이상 올랐다. 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 중 심텍(등락률 12.72%), 주성엔지니어링(11.5%), 파두(10.97%)는 10% 이상 급등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7.6원 오른 1506.1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