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16일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회사채 금리가 연중 최고치로 치솟았다. 시장금리가 기준금리 인상을 선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고금리 여건에서 기업의 올해 하반기 차환 비용이 증가할지 주목된다.
금융투자협회 최종호가수익률 기준 이날 무보증 3년 만기 AA-등급 회사채 금리는 연 4.582%로 전날보다 7.6bp(1bp=0.01%포인트) 올라 연중 최고치를 새로 썼다. 기존 최고치는 지난 6월8일의 4.565%로 14일 금리는 이를 1.7bp 웃돌았다. 올해 첫 거래일인 1월2일(3.459%)과 비교하면 112.3bp 상승했다.
BBB-등급 3년물 금리도 10.387%로 7.4bp 올라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기존 최고치는 지난 6월8일 기록한 10.371%였다. 연초(9.303%)와 비교하면 108.4bp 상승했다. BBB-등급은 제이알글로벌리츠, 중앙그룹의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따라 투자 심리가 떨어진 하위 등급 채권에 속한다. 제이알글로벌리츠가 디폴트를 선언한 직후인 4월 말 10%선을 넘어선 뒤 10%대를 좀처럼 밑돌지 못하고 있다.
기업들은 올들어 시장 금리 상승 우려 등에 따라 은행 대출로 자금 조달 수단을 옮긴 상태였다. 올해 상반기 회사채 순발행액은 1조8781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90.5% 급감했다. 발행 여건이 나빠진 기업의 자금 수요가 은행으로 이동하면서 은행채 발행은 132조원으로 47.5% 늘었다.
한국은행도 '6월 금융시장 동향'에서 대기업대출은 회사채 상환자금 수요 등으로 3조4000억원 늘어난 반면 회사채는 2조9000억원 순상환에 머물렀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선 기준금리가 오르면 회사채와 은행 대출 양쪽의 조달 비용이 모두 올라가는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조달 경로를 갈아탄 기업들이 이자 부담을 경감하기 어려워질 수도 있는 셈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글로벌채권팀 팀장은 "올해 하반기 회사채 발행이 늘어날 수 있는 마지막 시기임에도 9~10월 발행이 본격화되기는 쉽지 않은 시장 환경"이라며 "금리 인상 시기로 회사채 투자 수요도 좋지 않아 발행 스프레드(금리 격차)가 확대될 우려가 크다"고 했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인상 사이클(주기) 초반이라 향후 금리 인상폭과 속도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보여주기엔 이르다"며 "시장은 금통위원들의 금리 전망치를 담은 K-점도표와 수정 경제전망이 발표되는 8월에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금융투자협회가 이날 발표한 '2026년 8월 채권시장지표'에 따르면 채권 보유·운용 종사자 100명 중 66%가 이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동결은 34%였고 인하 응답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