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R리츠, ETF 의결권 행사 모범 사례될까…"1~2곳 소액주주 힘 실었다"

배한님 기자
2026.07.21 17:42
제이알글로벌리츠 편입 비중 상위 ETF/그래픽=임종철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이 500조원대로 성장하면서 자산운용사의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두되는 가운데, 제이알글로벌리츠에서 운용사의 수탁자 책임 활동 모범 1호 사례가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리츠 정상화를 위해 소액주주들이 연대하면서 일부 운용사에서 이미 투자자들의 뜻을 따르겠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조효승 제이알글로벌리츠 소액주주연대 부대표는 21일 머니투데이와의 대화에서 "제이알글로벌리츠를 담은 ETF 운용사 1~2곳이 다음달 4일로 예정된 임시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연대의 뜻을 따라 기타비상무이사 선임에 동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소액주주연대는 개인주주 1990명의 지분 약 16%를 모아 임시주총을 성사 시켰다. 임시주총에서는 기타비상무이사에 소액주주연대 추천 3인을 선임하는 것을 심의한다. 소액주주가 이사회 임원으로 참여하는 첫 사례다. 이들은 리츠 정상화에 필요한 부채비율 관리 등 핵심 데이터를 확인하고 이사회 직속 실사단을 구성해 해외 자산 및 대출 계약의 실제 리스크를 정밀 진단해 주주들에게 공유할 예정이다.

소액주주연대는 이 과정에서 기관투자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임시 주총에서 소액주주의 뜻을 적극적으로 지지해달라는 의미다. 현재 제이알글로벌리츠의 최대 주주는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를 운용하고 있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지분율은 약 10% 수준이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한국부동산리츠인프라 지분도 5%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 부대표는 "제이알글로벌리츠의 20~25%가 ETF 등을 통해 지분을 보유한 자산운용사나 증권사인데, 해당 지분의 실질 소유주는 개인투자자"라며 "통상 운용사는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고 관행적·기계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본시장법 제87조는 집합투자업자에게 투자자 이익을 해치지 않는 충실한 의결권 행사 의무를 명시하고 있고 스튜어드십 코드 역시 투자 기업의 가치 훼손이 명백할 때 적극적으로 관여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소액주주연대는 이와 관련해 운용사가 수탁자 책임 의무를 다할 수 있는 행정 지도해 달라고 금융당국과 정부에 요청하고 있다.

김현욱 제이알글로벌리츠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운용사 및 이사진과 적극 협력해 현재의 위기 상황을 함께 극복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며 주주 추천 이사 선임을 찬성해 달라고 호소했다.

정부도 운용사의 수탁자 책임 이행을 위한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 확대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지난 13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과 자산운용사 대표 간담회에서도 운용사의 의결권 행사에 대한 논의가 가장 길게 진행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운용사들이 수탁자 책임을 다할 의지가 있는지, 수탁자위원회 등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등을 질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학계에서도 이 같은 흐름에 동의하는 분위기다. 자본시장연구원(자본연)이 지난 18일 발표한 'ETF 시장 확대와 자산운용사의 의결권 행사' 보고서에서도 관련 내용이 담겼다. 자본연은 국내 자산운용사의 수탁자 책임 이행 한계 등으로 투자자들의 권리가 제대로 대변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보영 자본연 선임연구원은 "해외 대형 자산운용사는 ETF 등 패시브 펀드를 통해 확보한 대규모 지분을 바탕으로 기업에 지속적인 관여와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를 통해 장기적인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한 주주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며 "국내 자산운용사의 수탁자 책임 이행 역량과 내부 거버넌스 체계의 고도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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