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타도 사라져가는 코스닥, 유동성 가뭄에 상폐 공포까지

김세관 기자
2026.07.22 16:46
올해 코스닥 거래량(1000주)과 거래대금(백만원) 추이/그래픽=김지영

코스닥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2020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급감했다. 여기에 강화된 상장폐지 요건까지 겹치며 시장 전반에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KRX) 기준 지난 9일 코스닥 시장 거래량은 4억4279만주로 지난 2011년 8월 이후 약 15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코스닥 거래량은 이달 들어 급감하는 추세다. 연초 10억주대에서 4월 한때 19억주까지 증가하기도 했지만 이달 들어 5억주대로 거래량이 떨어졌다. 지난 9일뿐 아니라 이날과 21일과 15일, 10일에도 코스닥 거래량이 5억주선 아래로 내려갔었다.

코스닥 거래량이 4억주대로 내려간 것도 지난 2017년 9월 이후 9년여 만이다. 지난 2020년 이후 최근까지 거래량 하위 12거래일이 모두 올해 7월에 속해있을 정도로 극심한 거래 가뭄 양상이 이어진다.

거래대금 역시 말라간다. 이달 초만해도 12조원에 가까웠던 거래대금은 지난 15일 4조원대로 감소한 이후 21일에는 4조6210억원까지 줄었다. 2019년 11월 이후 첫 4조6000억원대 거래대금 기록이다. 이날 5조원대를 회복했는데 4거래일 만에 4조원대 거래대금에서 벗어났다.

코스닥은 그동안 개인 투자자 중심 시장으로 여겨지며 시가총액이 작은 중소형주나 테마주 비중이 높았다. 소수 주도주에 의한 급등락이 반복되는 일이 자주 일어나다 보니 단타 매매가 성행하는 시장이라는 시선도 있었다. 그러나 최근 거래액과 거래대금 추이를 보면 이마저도 사라져가는 양상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 출시 이후 이 같은 유동성 가뭄 흐름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달 부터 적용되는 강화된 상장폐지 정책도 코스닥 상장 기업들을 흔드는 요인이란 주장이 제기된다. 시가총액 200억원 미만 또는 주가 1000원 미만인 상태가 30거래일 동안 이어지면 관리종목 지정 후 상장폐지가 될 수 있다. 최근 코스닥 지수와 주가가 급락하면서 상장폐지 요건에 포함되는 기업들이 점차 늘고 있다.

실제로 코스닥협회 자료를 보면 2025년 1월 기준 시총 200억원 미만 기업은 47개에 불과했지만 최근엔 200개가 넘는다. 코스닥 업계 한 관계자는 "시총 상폐 요건이 적용되면서 시장은 기업 펀더멘탈보다 상장폐지 가능성에 먼저 반응한다"며 "불안 심리가 매도 분위기를 더 키우고 주가가 다시 내려가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올해 초부터 코스닥 시장 활성화를 위한 대책을 잇달아 발표했지만 시장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불어넣고 있지 않은 점도 문제다.

구체적으로 맞춤형 기술특례상장 도입, 코스닥 승강제 마련, 코스닥 액티브 ETF 상장, 국민성장펀드와 같은 정책 자금의 적극적인 투자 등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방안이 시행 혹은 시행 예정이다. 하지만 대형주 쏠림과 변동성 확대에 효과가 반감되는 양상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보완책도 수급면에서 보면 코스닥 관련 정책으로도 볼 수 있는데 당장 적용되기보다는 다음달이나 연말에 적용하는 방안이 있을 정도로 정부의 입장이 다소 느긋해 보인다"며 "물론 장기 계획이 필요하지만 당장 효과가 날 수 있는 긴급처방도 지금의 코스닥에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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