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레버리지ETF(상장지수펀드) 대책을 당초 예정보다 빠르게 시행키로 하면서 시장과열이 완화될지 주목된다. 예탁금을 현금 3000만원으로 상향하는 등의 방안이 오는 31일부터 시행되는 등 당국의 '수요 억제책'이 본격화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 24일 '단일종목레버리지 상품 기본예탁금 강화 조기시행' 보도자료를 내고 오는 31일부터 해당 ETF·ETN(상장지수증권) 기본예탁금을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상향조정한다고 밝혔다. 다음달 5일 시행될 예정이던 '예탁금 3000만원으로 상향'뿐 아니라 19일 예정됐던 '대용증권 불인정' 조치도 같은 날부터 적용된다.
이렇게 되면 기본예탁금 1000만원의 기존 투자자가 'SK하이닉스 단일종목레버리지ETF'를 추가 매수하려면 현금 2000만원을 더 넣어야 매수가 가능하다. 이른바 '물타기'(저점매수를 통한 평균단가 내리기)를 하는 데도 진입장벽이 높아지는 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기존 투자자가 추가 매수할 때도 강화된 제도가 동일하게 적용돼 투자전략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기존 투자자도 유의해 투자 의사결정을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기본예탁금에는 주식·ETF·채권 등 대용증권은 포함되지 않는다. 지금까지 증권사들이 기본예탁금으로 주식·ETF 등 대용증권을 인정했지만 31일부터 '현금'만 기본예탁금으로 인정된다. 특히 단일종목레버리지ETF에 한해 증권매도 후 현금이 실제로 입금된 날(거래일+2일) 이후 현금예탁금으로 인정된다. 당일에 매도하고 바로 증권을 다시 사들이는 초단타매매(회전매매)를 막기 위한 조치다. T+2일 전에 매도대금을 담보로 받은 대출금액(매도담보대출금)도 예탁금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기본예탁금으로 인정되는 범위를 현금으로 줄여 투자자의 진입요건을 더 높인 것이다.
금융당국이 관련 대책을 조기 시행키로 한 것은 단일종목레버리지의 시장영향이 지속되며 추가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져서다. 지난 16일 대책마련 이후에도 시장 변동성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고 단일종목레버리지, 인버스 상품 거래대금 비중도 높은 편이다. 대책발표 직후인 지난주 코스피 시장은 5거래일 가운데 4거래일 동안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매 일시정지)가 발동되며 높은 변동성을 유지했다.
이에 따라 빠른 시행으로 정책효과를 당기고 이를 기반으로 추가 대책마련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보완방안에 따른 영향 등 시장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예정"이라며 "시장이 안정되지 않을 경우 전문가, 투자자 등과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추가 보완조치도 검토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또 증권사·운용사의 괴리율 관리책임을 강화하는 방안을 다음달 19일 시행할 예정이다. 기초자산과 ETF의 괴리율 관리기준을 현행 3%에서 2%로 강화하고 증권사·운용사가 관리를 소홀히 하면 신규 LP(유동성공급) 업무, 신규 ETF 상장에 제한을 두는 조치다.
상품의 매매수량 단위를 1좌에서 20좌로 높이는 것도 오는 11월에서 앞당겨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상품의 매매수량 단위를 높이면 약 2만원(1좌) 단위로 거래하던 것을 40만원(20좌) 단위로 해야 하기 때문에 개인투자자들이 더욱 신중하게 거래하는 효과가 있다. 거래단위를 무겁게 해서 초단타매매를 막게 하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시장에서는 레버리지 ETF 제도개선이 수급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현·선물 매수세가 지속 동반된다면 레버리지 중심의 개인투자자 수급보다 더 건전한 수급 주체로 순매수 주체가 변경될 수 있다"며 "레버리지 ETF 제도개선 역시 이번주 증시 전망에는 기대요인"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