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민투자금의 손실 20%까지 보전해주는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이하 국민성장펀드)가 운용 개시 두 달도 안 돼 원금 손실 우려에 휩싸였다. 기준가격이 최초설정가격을 밑돌면서, 일부 자펀드의 실제 손실률이 정부의 보전 한도(20%)마저 넘어섰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업계에서는 5년간 환매가 불가능한 상품인 만큼 지금의 수치로 성급히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반론도 나온다.
2일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국민성장펀드의 기준가격은 961.9원으로, 최초설정가격 1000원을 약 3%대 하회했다. 국민성장펀드는 국민의 자금을 모아 모펀드를 만들고 10개의 개별 자펀드에 투자하는 구조(사모재간접공모펀드)로 설계됐다. 펀드 총 결성액은 국민투자금 6000억원과 재정 1200억원, 10개 자펀드 운용사의 시딩투자금을 모두 합산한 금액이다.
이 펀드의 핵심 안전장치는 '후순위 출자'다. 손실이 발생하면 국민투자금(선순위)보다 정부와 운용사(후순위)가 먼저 손실을 떠안는 구조로, 정부는 개별 자펀드 기준 20%까지 손실을 우선 부담한다. 즉 자펀드 손실률이 20% 이내라면 국민투자금 원금은 그대로 유지돼야 정상이다.
문제는 기준가격 산정 방식 자체에 이미 이 손실 보전 효과가 반영돼 있다는 점이다. 자산운용사의 기준가격은 기초자산의 현재 가치만 반영하는 게 아니라, 정부의 후순위 손실 우선 부담분까지 계산에 넣어 최종 산출된다. 그런데도 기준가격이 최초설정가격을 밑돌았다는 건, 역으로 실제 손실률이 이미 20%를 넘어섰을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게 투자자들의 우려다.
자산운용업계도 이런 우려가 현실화됐을 가능성을 높게 본다. 국내 증시 부진이 상장 주식 비중이 큰 일부 자펀드의 수익률에 직접적인 타격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국민성장펀드가 운용을 개시한 지난달 12일 이후 이날까지 코스피는 1528.17포인트(18.81%), 코스닥은 309.29포인트(30.06%) 하락했다.
자산운용사 한 관계자는 "코스닥이 운용 개시 당시 1000선이었으나 현재 700선까지 내려왔다"며 "코스닥에 집중 투자하는 일부 자펀드 중심으로 수익률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민성장펀드의 개별 자펀드는 결성금액의 60% 이상을 주목적 투자 대상에 투자해야 하는데, 이 중 30% 이상은 비상장기업과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사에 신규 투입해야 한다. 반면 주목적 투자로 인정되는 코스피 투자는 10% 이내로 제한된다. 즉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큰 코스닥·비상장 투자 비중이 구조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는 셈이다.
다만 지금의 수익률을 원금 손실로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반론도 있다. 국민성장펀드는 폐쇄형 펀드로 환매가 5년 뒤에나 가능한 만큼, 현재 수치만으로 성과를 평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인프라 투자 부문은 아직 집행조차 되지 않아, 수익률을 제대로 평가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더 필요하다.
또 다른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개별 자펀드에서 첨단기업 중 비상장사 투자나 메자닌 투자는 자금을 넣고 회수했을 때 비로소 수익을 얻는 구조"라며 "실제 투자가 잘됐는지는 시간을 두고 결과가 나오는 것이고, 폐쇄형 펀드 특성상 구조적으로 장기투자를 할 수밖에 없는 상품이기 때문에 기다려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