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장은 글로벌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의 '테스트베드'입니다. 할리우드 영화가 한국에서 먼저 개봉해 흥행 여부를 가늠하는 것처럼 투자도 마찬가지입니다."
한동훈 엠플리파이 ETFs자산운용 아시아시장 총괄은 최근 머니투데이와의 만남에서 "아시아권에서 ETF 인기가 굉장히 커졌는데 핵심은 트렌드를 빠르게 주도하는 한국"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일본이나 홍콩, 대만 등 자산 규모가 큰 국가들이 있지만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액티브하게 투자한다는 설명이다.
한 총괄이 있는 엠플리파이 ETFs자산운용은 2016년에 설립돼 43개의 ETF를 미국 증시에 상장한 운용사다. 운용 규모는 약 200억달러로 미국에서 ETF 상품을 보유한 약 500곳의 운용사 중에서 30위권 안에 드는 규모다. 대표 상품군으로는 인컴형(정기적으로 수입을 창출하는 상품)과 가상자산 ETF가 있다.
이처럼 큰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회사도 한국 ETF 시장을 높게 평가했다. 압축형 ETF인 'TOP10' 시리즈처럼 한국에서 흥행한 테마가 미국으로 역수입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에서도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3개 종목에 약 70%를 집중 투자하는 메모리 ETF가 큰 인기를 끌었다. '라운드힐 메모리 ETF(D램)'는 5일(현지시간) 기준 상장 후 약 4개월 만에 순자산이 약 252억달러까지 불어났다. 엠플리파이 역시 'TOP10 시리즈'를 8월 중순부터 순차적으로 상장할 예정이다.
한 총괄은 "이달 상장할 TOP10 시리즈 중 '아시아메모리TOP10'은 기관투자자들과의 사전미팅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던 상품"이라며 "한국, 대만, 일본을 주축으로 한 아시아메모리 ETF는 미국 ETF 중에 없다"고 말했다.
아시아메모리TOP10 구성종목 중 핵심은 단연 '삼전닉스'다. 한 총괄은 외국인 투자자들도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삼전닉스에 주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이런 관심이 코스피 시장 전체로 확산되지는 못했다고 봤다. 낙수효과를 통해 관련 밸류체인(가치사슬)까지 관심이 이어질 여지는 있지만,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변동성을 잡지 못하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장기 투자에 나서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한 총괄은 "삼전닉스에서 비롯된 변동성이 심했지만 펀더멘털(기초체력)의 문제가 아니라 레버리지 ETF 등 수급의 여파라는 것을 이제는 외국인들도 안다"면서도 "투자에 있어서 펀더멘털만큼 중요한 건 수급이기 때문에 수급이 꼬이면 펀더멘털이 좋아도 투자 매력도가 낮아진다"고 분석했다.
하반기 글로벌 시장은 유가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유가 상승은 결국 인플레이션, 금리 정책, 미국채 장기물 금리 등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줘 동반 상승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또 하이퍼 스케일러사(대규모 데이터센터 업체)가 AI(인공지능) 설비투자(CAPEX)를 확대하기 위해선 자금 조달에 결정적인 금리가 낮아져야 한다.
한 총괄은 미국이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금리 상승에 민감한 만큼 이달 중 미국-이란 종전 협상을 타결해 유가 안정화를 도모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지난 6월과 달리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오만 등 이란과 역사적으로 형제 관계인 이슬람 국가들이 종전 협상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어 협상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며 "또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과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이 항상 강조하는 것은 미국채 10년물이라 향후 10년물 금리를 낮추기 위한 노력이 중간선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