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가상자산사업자 대주주의 위반 정도가 경미하거나 양벌규정에 의해 형사처벌을 받은 경우 결격 사유에서 제외하도록 '대주주 형사처벌' 요건을 일부 완화했다. 가상자산사업자가 해외 가상자산업자·개인지갑을 통해 1000만원 이상 거래를 할 때는 자체 의심거래 관리체계를 구축토록 했다. 입법예고 과정에서 나온 업계 의견을 반영한 최종안으로, 개정 특정금융정보법(이하 특금법)과 함께 오는 20일 시행된다.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특정금융정보법 시행령 개정안이 11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시행령은 △가상자산사업자 신고제 심사 대상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불수리 요건 △해외 가상자산 이전거래에 대한 자금세탁방지 의무 등을 구체화했다.
심사 대상이 되는 대주주의 범위는 △최대주주 △10% 이상 지분권자 △대표이사를 선임하거나 이사 과반수를 선임한 주주다. 최대주주가 법인인 경우 법인의 최대주주와 대표자도 심사 대상에 포함된다.
업계 관심이 가장 컸던 가상자산사업자 심사 불수리 요건에는 대주주의 형사처벌 관련 요건이 완화됐다. 대표자·임원은 자금세탁, 금융관련 법률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의 형사처벌을 받은 이력이 없어야 한다. 대주주의 경우 위반이 경미하거나 양벌규정에 의해 형사처벌을 받은 때에는 결격 사유에서 제외하도록 예외를 인정했다. 규제합리화위원회의 개선 권고를 반영한 조치다.
가상자산사업자로 신고하려면 부채비율 20% 이하, 대표자·임원의 금융회사지배구조법상 자격요건 충족과 함께 △전문성을 갖춘 인력·조직 △전산·보안 등 물적 설비 △이용자 보호 내부통제 체계, 이른바 '3종 세트'를 갖춰야 한다.
가상자산 이전거래에서 자금세탁방지 의무도 구체화됐다. 당국에 신고된 가상자산업자가 해외 가상자산업자 또는 해외 개인지갑과 1000만원 이상의 가상자산 거래를 하는 경우 자체적인 의심거래 관리체계를 구축·운영해야 한다. 입법예고 당시 FIU 직접 보고 방식에서 자체 관리체계 구축으로 규제 수준이 완화됐다.
트래블룰(정보제공의무)은 100만원 이상 거래에서 금액과 무관한 전체 거래로 확대된다. 정보가 누락되면 수취 가상자산업자가 정보제공을 요청하거나 거래를 거절할 수 있다. 쪼개기 송금을 통한 자금세탁을 막기 위한 조치다.
특금법 위반 후 제재조치 전 퇴직한 임직원에 대해서도 문책경고·주의적 경고 등 제재 수위가 무겁지 않은 경우 검사수탁기관 위탁 통보 규정이 마련됐다. 가상자산업자의 고객확인의무도 강화돼, 자금세탁 우려 시 고객 특성·거래양태 등을 고려한 강화된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가상자산업자 신고제 강화와 퇴직자 제재조치 통보 규정은 20일 시행되며, 해외 고액거래 모니터링 강화 등은 공포 6개월 후 시행된다. 부채비율·인력설비·내부통제체계 요건은 기존 사업자에 한해 1년간 적용이 유예된다. FIU는 신고사항·제출서류·절차를 담은 신고 매뉴얼 개정안을 마련, 오는 13일 금감원과 함께 가상자산업자 대상 공개 설명회를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