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규제 시행 이후 규제를 받지 않는 해외 지수 3배 상품으로 투자수요가 옮겨가는 '2차 풍선효과' 우려가 제기됐지만 실제 쏠림은 나타나지 않았다. 오히려 3배 레버리지 상품에 집중됐던 '서학개미'의 극단적인 고배율 베팅은 한풀 꺾인 모습이다.
22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단일종목 레버리지 기본예탁금 규제가 시행된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20일까지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 상위 50개 종목에서 SOXL(미국 반도체지수 하루 수익률 3배 추종)과 TQQQ(나스닥100지수 하루 수익률 3배 추종)는 모두 빠졌다.
규제 직전과는 대조적이다. 지난달 1~30일 SOXL 순매수결제금액은 33억3296만달러로 미국 주식 전체 1위였다. TQQQ도 3억2626만달러로 4위였다. 3배 레버리지 상품이 순매수 1·4위를 차지할 만큼 당시 서학개미들 사이에서는 극단적인 고배율 베팅이 확산돼 있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31일부터 국내외 상장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ETN(상장지수증권)의 개인 투자자 기본예탁금을 기존 1000만원에서 현금 3000만원으로 높였다. 국내 상품만 규제할 경우 해외상장 단일종목으로 투자수요가 이동하는 풍선효과를 우려해 해외 상품에도 같은 규제를 적용했다.
그러자 규제를 받지 않는 해외 지수 레버리지가 새로운 우회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단일종목 대신 SOXL·TQQQ처럼 지수를 3배 추종하는 해외 상품으로 고위험 투자수요가 옮겨가는 '2차 풍선효과'다. 실제 규제 직후에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거래가 급감하면서 지수 레버리지 상품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조짐도 관찰됐다.
하지만 규제 시행 3주 뒤 누적 순매수에서는 3배 상품으로의 쏠림이 이어지지 않았다. 다만 나스닥100지수를 2배 추종하는 QLD는 1억5785만달러 순매수로 3위에 올랐다. 상대적으로 낮은 배율에 레버리지 상품 수요가 남은 셈이다.
일반 개별주도 순매수 상위권을 차지했다. 스페이스X(2억3382만달러 순매수), 알파벳(2억1963만달러), 아마존(1억5647만달러), 블룸에너지(1억5486만달러), 테슬라(1억2093만달러) 등이 이름을 올렸다. 3배 레버리지 상품이 순매수 최상위권을 차지했던 규제 전과 달리 일반 개별주가 대거 상위권에 오르면서 고배율 상품 쏠림이 완화된 흐름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3배 레버리지 상품이 순매수 상위권에서 사라진 데는 미국주식 투자 자체가 위축된 영향도 있는 것으로 봤다. 미국 주식 전체 순매수는 7월 1일부터 30일까지 46억6862만달러에서 7월 31일부터 8월 20일까지 7억9619만달러로 82.9% 급감했다.
그러나 이 같은 위축 역시 단일종목 레버리지 규제와 무관하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실제 규제 시행 이후 단일종목 레버리지 거래대금은 7월30일 12조4000억원에서 8월11일 7000억원으로 급감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레버리지 열풍이 당시 미국주식 순매수를 끌어올린 한 축이었던 만큼 규제로 그중 일부가 위축된 것이 전체 순매수 감소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다만 7월의 높은 기저와 미국 증시 상황 등도 함께 작용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