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앞두고 호텔 갔다가" 객실 화재에 예비부부 참변...19명 사상[뉴스속오늘]

"결혼 앞두고 호텔 갔다가" 객실 화재에 예비부부 참변...19명 사상[뉴스속오늘]

박다영 기자
2026.08.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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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2024년 8월 22일 경기도 부천시 한 호텔의 7층 객실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사진=뉴스1
2024년 8월 22일 경기도 부천시 한 호텔의 7층 객실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사진=뉴스1

2024년 8월 22일 저녁 7시 39분,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중동의 코보스 호텔 7층 810호 객실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투숙객 7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다. 특히 결혼을 앞둔 예비 신혼부부가 숨지는 등 안타까운 사연을 가진 희생자들의 소식이 알려지며 사회적으로 큰 슬픔을 안겼다.

조사 결과 '안전불감증'이 인명 피해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호텔 측이 모든 객실의 에어컨을 교체하면서 노후된 배선은 그대로 둔 채 전선만 무리하게 연결했고, 이로 인해 발생한 과도한 저항이 화재의 원인이 됐다. 게다가 객실 내에 스프링클러조차 설치되어 있지 않아 초기 진화에 실패하며 피해를 키웠다.

"엄마 내 몫까지 잘 살아줘"…20대 딸의 마지막 말
2024년 8월 22일 오후 7시 39분 경기 부천시 원미구 중동 코보스 호텔 7층 810호에서 화재가 발생했다./사진=뉴스1
2024년 8월 22일 오후 7시 39분 경기 부천시 원미구 중동 코보스 호텔 7층 810호에서 화재가 발생했다./사진=뉴스1

초기 대응 과정에서도 심각한 허점이 드러났다. 화재 직후 810호의 화재경보기가 정상 작동했으나, 1층에 있던 호텔 매니저는 오작동으로 오인해 경보기를 임의로 끄고 상황을 확인하러 8층으로 올라갔다. 복도는 이미 연기가 자욱한 상태였다.

매니저가 다시 1층으로 내려와 경보기를 재작동시켰지만, 이 과정에서 대피 시간이 약 2분간 지연됐다. 이 시간 동안 8층과 9층 객실 안까지 연기가 흘러 들어갔고 투숙객들은 정상 호흡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됐다.

부천 호텔 화재 사망자들을 기리기 위해 2024년 10월 부천시청 앞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서 한 시민이 추모하고 있다. /사진=뉴스1
부천 호텔 화재 사망자들을 기리기 위해 2024년 10월 부천시청 앞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서 한 시민이 추모하고 있다. /사진=뉴스1

25세 남성 투숙객은 건물을 빠져나갈 수 없다고 직감하고 가족에게 "모두 미안하고 사랑한다"고 문자 메시지를 남겼다.

28세 여성 투숙객도 엄마에게 통화를 걸고 "내 몫까지 잘 살아달라"고 했다. 그는 밤낮 가리지 않고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한국방송통신대학교에 재학 중이었으며 사고 당일은 부친의 생일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혼을 앞둔 투숙객 남녀 2명도 화재로 숨진 사실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소방 당국은 화재 발생 4~5분 만에 현장에 도착해 진화 작업을 펼쳤고 22시간 만에 불을 껐다.

벽걸이 에어컨에서 시작된 화재…객실엔 스프링클러도 없어
2024년 8월 22일 부천 호텔 화재 사건이 발생해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실종자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사진=뉴스1
2024년 8월 22일 부천 호텔 화재 사건이 발생해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실종자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사진=뉴스1

조사 결과 810호 객실에 설치된 벽걸이형 에어컨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드러났다.

호텔 건물은 2004년 준공됐다. 건물 소유주 A씨는 2017년 호텔을 인수했고 1년 후 절세를 목적으로 모든 객실의 에어컨을 교체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에어컨 전선은 바꾸지 않고 기존 전선을 계속 썼다.

당시 에어컨 설치 업자는 기존 전선에 새로운 에어컨 전선을 연결하면서 절연 테이프만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두 전선을 연결할 때는 습기나 이물질이 들어가지 않도록 각종 안전 조치해야 하는데 이를 따르지 않은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에어컨 정비 기사는 2018년 말부터 2020년까지 여러 차례 '배선 상태가 엉망'이라고 호텔 측에 얘기했다고 했다며"며 "총 63개 객실 가운데 15개 객실은 맨눈으로 볼 때도 20년 된 전선의 상태가 부실해 보였다"고 설명했다.

또, 객실엔 스프링클러도 설치되지 않은 상태였다. 호텔이 2004년에 준공돼 스프링클러 의무설치 제외 건물이었기 때문이다. 모든 객실에 있어야 하는 간이완강기는 63개 객실 중 31개에 없었다.

화재가 발생한 후에는 호텔 매니저가 객실을 확인하지 않고 화재경보기를 임의로 2분간 껐다가 다시 켠것도 소방 안전관리 관련 교육을 받은 적이 없기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관계자 구속기소 됐지만 6개월 후 석방…유족 손해배상 소송

검찰은 2024년 10월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 혐의를 적용해 건물 소유주 A씨와 호텔 운영자인 그의 딸 B씨, 호텔 운영자 겸 소방 안전 관리자 C씨, 호텔 매니저 D씨 등 4명을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그러나 6개월 후인 지난해 4월 이들은 보석으로 석방됐다. 향후 재판에는 불구속 상태로 출석했다.

사망한 투숙객 5명의 유족 16명은 지난해 10월 정부와 경기도를 상대로 39억원을 청구하는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유족들은 소장에서 "화재 사망자들은 25~43세 꽃다운 나이로 부푼 꿈을 꾸는 젊은이들이었다"며 "화재 당시 소방관들의 소방기본법 규정 위반 행위로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들의 지휘, 감독자인 경기도와 국가도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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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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