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코빗·코인원이 거래 수수료 무료화 초기 한 자릿수를 밑도는 점유율 확대효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자 유치효과가 기대를 밑돌면서 이들 거래소의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28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코빗(운영사 디지털엑스)은 지난 24일 오전 9시 원화마켓 가상자산 전 종목에 대한 거래 수수료를 1년간 무료화했다. 별도 조건 없이 회원 모두에게 혜택을 일괄 적용했다.
코인원은 26일 오전 11시부터 수수료율 0% 적용 바우처를 무기한 재발급하는 형식으로 거래 수수료 무료화를 단행했다. 지난달 30일 할인(0.04% 요율 적용) 바우처 배포를 시작한 데 이어 대응 수위를 높였다.
그러나 시황플랫폼 코인게코가 집계·머니투데이가 산출한 5사 간 거래량 점유율을 보면, 코빗은 수수료 무료화 직후 96시간 동안 국내 거래량 0.2~1.1%를 점유, 무료화 직전 같은 기간(0.1~0.8%) 대비 0.1~0.3%포인트(p) 점유율을 높이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코인원은 무료화 직전 48시간 동안 1.3~2.8%, 무료화 직후 같은 기간 1.6~5.0%를 점유했다. 특정시점 점유율 상단을 약 2.2%p 높이는 효과를 거뒀지만, 코인원은 과거 이벤트 기간에 이 같은 수준의 점유율을 기록한 전례가 있다.
이날 오전 11시 기준 5사 거래점유율은 △업비트 56.1% △빗썸 39.2% △코인원 3.9% △코빗 0.8% △고팍스 0.0% 미만으로 집계됐다. 상위권 2개사가 95% 이상을 점유하는 구조가 유지되는 추세다.
거래 수수료 무료화 조처는 국내 거래소 업계에서 극약처방으로 통한다. 5사(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모두 한 해 매출 97~100%를 수수료 수입에 의존해서다.
거래 수수료를 포기한 거래소엔 레버리지 이용료 등 제한적인 부가수익만 남는다. 점유율 확대를 이뤄내지 못한 채 핵심 수익원만 차단될 경우 재무 타격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코빗·코인원은 조만간 신사업 구상을 구체적으로 밝히고 반등을 모색한다는 방침이지만, 신규 사업모델이 시장에 안착하기 전까진 본업으로 생존을 도모해야 하는 처지다.
가상자산 시장이 지난해 급락장 이후 장세를 회복하지 못한 가운데, 국내 거래소 업계에선 당분간 체력전 양상이 빚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업비트·빗썸은 강세장 기저효과 여파로 올 1·2분기 수익 급감을 겪었다.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거래소간 점유율 경쟁이 격화하던 시기는 주로 시장 전반의 거래량이 급증하던 시기였다"며 "전체 시장구도가 변화할 가능성에 대해선 관망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