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동결 기대감과 우리나라 경상수지 역대급 흑자로 4일 반도체, 로보틱스 업종이 강세를 보였다. 글로벌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일부 회복됐지만 다음주 미국의 물가지표 발표, ECB(유럽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결정,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등의 거시경제 변수를 살펴봐야 한다는 진단이 나온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07.73포인트(1.64%) 오른 6687.21에 정규장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6654.36에 출발한 후 상승폭을 키우며 장 중 2% 이상 오르기도 했다.
기관과 외국인의 순매수가 코스피 상승을 이끌었다. 기관은 오후 4시23분 기준 2조5835억원, 외국인은 5491억원을 각각 순매수했지만 개인은 4조6783억원치를 팔아치웠다.
코스피는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강세가 뚜렷했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5500원(2.20%) 오른 25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는 5만1000원(3.20%) 오른 164만7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SK스퀘어가 6%대, 삼성전기는 3%대 상승해 강세였다.
반면 하락장에서 방어주 역할을 하던 대형 금융주들은 동반 약세를 보였다. KB금융이 5900원(3.32%) 내린 17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고 신한지주 또한 3%대 하락했다.
미국-이란 군사적 충돌이 재점화되면서 유가가 상승하며 정유 업종도 강세였다. SK이노베이션, S-Oil, GS 등이 상승 마감했다.
코스닥은 4거래일 만에 반등해 810선에 안착했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23.29포인트(2.95%) 오른 813.50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802.32에 출발한 코스닥은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유입되며 상승폭을 확대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미국 연준 이사의 9월 금리동결 시사 발언에 안도한 투자자들이 유입되며 1%대 상승했다"면서 "코스닥은 거시경제(매크로) 여건 개선에 로봇주를 필두로 성장주에 매수세가 유입되며 4거래일 만에 반등했다"고 분석했다.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다소 회복됐지만 다음주 중 미국과 유럽의 통화정책 방향이 주요 변수로 꼽힌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다음 주에는 미국 물가 지표와 ECB 통화정책회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미국은 최근 구인건수와 ADP(민간 고용조사업체)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했던 만큼 물가가 시장 예상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9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금리인상 우려가 낮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ECB 통화정책에서는 높은 물가부담을 고려해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미국에서는 추가 긴축 우려가 완화되는 반면 유로존에서는 긴축 기대가 유지될 경우 미-유럽 통화정책 차별화가 부각되며 달러에는 완만한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봤다.
중동 긴장 재고조, 엔 캐리 트레이드 등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도 남아있다는 분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이 이어지는 가운에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이란이 상선 공격을 중단하지 않는 한 대화에 나서지 않겠다고 언급하며 중동 지역의 긴장감이 재차 고조됐다"며 "WTI(서부텍사스원유)와 브렌트유 선물이 각각 91달러, 95달러를 상회한 점은 증시에 부담 요인"이라고 짚었다.
이어 이 연구원은 "달러-엔 환율의 가파른 하락도 변수"라며 "9월 BOJ(일본중앙은행)의 금리인상 기대가 높아진 가운데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가 확대되는 것도 위험자산 선호를 제한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