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진 지금이 한 단계 성장할 기회죠. 미국 주식 중개에서 IB(기업·투자금융)로 사업영역을 넓혀 중장기적으로 IB의 수익 기여도를 50%까지 높이려 합니다."
진상원 NH투자증권 뉴욕법인장은 14일(현지시간) 뉴욕법인 사무실에서 가진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에 투자하려는 글로벌 기관투자자의 저변이 넓어지고 있다"며 "미국 기관투자자뿐 아니라 최근에는 캐나다·인도 등 각국의 큰손들에게서 연락이 오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미국 맨해튼 중심가에서 체감한 K자본시장 투자 열기가 과거와 차원이 달라졌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뿐 아니라 반도체 중형주와 관련 종목, 나아가 로봇·헬스케어 등 유망 K기업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진 법인장은 "외국 기관들이 삼전닉스 외에 '플러스 알파' 투자처를 문의하면서 기업을 더 깊이 분석할 수 있도록 리서치(연구조사)와 탐방을 많이 요청하는 점이 가장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예전에는 기관투자자들이 직접 알아보고 주문을 넣었다면, 지금은 NH투자증권 뉴욕법인을 통해 리서치센터, 발행사와 소통을 늘리고 있다. 진 법인장은 "한국 시장을 단순히 EM(신흥시장)의 하나로 보는 게 아니라 직접 기업을 공부하고 장기적으로 투자할 시장으로 보기 시작했다는 의미"라며 "예컨대 금융주는 밸류업·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기대가 맞물리면서 미국 기관의 질문이 상당히 구체적으로 들어오는 편"이라고 했다.
NH투자증권 뉴욕법인은 K기업과 해외 기관투자자를 잇는 RM(관계관리자) 역할을 하고 있다. 진 법인장은 "NH투자증권은 기업 리서치를 핵심 인프라로 보고 투자해 타사보다 애널리스트 수가 압도적으로 많다"며 "기업 리서치를 가장 오래, 전문적으로 해온 강점을 살릴 기회"라고 말했다. K기업에 대한 투자 수요와 궁금증을 실제 주식 투자로 연결할 최적의 시기라는 것이다. 뉴욕법인은 본사 리서치센터 자료로 기업을 소개하고, 해외 기관들의 K자본시장·기업 탐방을 조율한다.
국내 개인투자자의 미국 투자 수요에도 대응한다. 지금까지는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주문을 받아 체결·결제, 거래감시·준법 등 중개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미국 VC(벤처캐피털)와 핀테크 기업 직접 투자로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 지난 9일에는 미국 투자금융회사 PEAK6와 손잡고 미국 자본시장 인프라·VC·핀테크 투자 시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진 법인장은 "스페이스X와 앤트로픽 사례만 봐도 미국 비상장기업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대단하다"며 "뉴욕법인이 이런 기업에 투자해 재무제표·실사보고서 등을 파악하면 본사 WM(자산관리) 부문과 연계해 비상장주식 투자를 상품화하고, 관심 있는 WM 고객에게도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고 했다.
실제 미국 투자시장에서는 개인투자자에게 비상장주식을 유통하는 회사와 플랫폼들이 새로 생기고 있다. 예비 IPO(기업공개) 시장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계속 늘고 있어서다. 진 법인장은 "AI나 금융의 판을 바꾸는 기술기업·핀테크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나아가 직접 전략적으로 투자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며 "링크알파(LinqAlpha) 같은 현지 AI 금융 인프라 기업과 협업해 성장성 있는 거래를 발굴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핀테크 기업들은 한국 시장 진출 수요가 높아 뉴욕법인이 전략적 파트너 역할도 할 수 있다. 부동산·인프라 금융 분야에서는 현지 투자자로서 성공 사례를 쌓고, 부동산 펀드에 LP(유한책임투자자)로 투자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진 법인장은 "지금은 유가증권, 공모펀드 중심이지만 비상장주식과 대체자산을 포함해 더 좋은 솔루션을 제공하려면 PI(자기자본투자) 역량을 높이고, 이를 기반으로 본사 WM 고객 서비스도 강화하는 게 목표"라며 "좋은 미국 자산을 발굴·투자하는 미주 지역 투자 플랫폼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와는 차별화된 미국 주식 투자 서비스를 제공해 '리테일 강자'로의 입지를 강화하겠습니다."
미국 뉴욕 맨해튼의 키움증권 뉴욕법인 사무소는 다음 달 미국 주식 직접 중개 서비스 개시를 앞두고 막바지 준비로 분주했다. 지난 6월 미국 금융당국의 인가를 받은 이 법인은 국내 리테일 1위의 경험을 월가에서 직접 시험대에 올린다.
이윤구 키움증권 뉴욕법인장은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사무소에서 가진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현지법인의 장점은 새로운 상품이나 기능을 도입할 때 혁신적인 신규 서비스를 바로 내놓을 수 있다는 것"이라며 "미국 주식 수요가 꾸준하기 때문에 서비스가 더 세분화되기 전인 지금이 직접 중개를 시작하기에 가장 적절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키움증권은 1990년대 설립된 현지 증권사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미국 증권사 라이선스를 취득했다. 국내 리테일 주식거래 1위인 키움증권이 뉴욕법인을 두는 것은 중장기적으로 해외 주식 서비스를 혁신하기 위해서다. 이 법인장은 "일례로 소수점 주식거래 서비스가 가능해졌는데, 미국의 다른 증권사를 통해 주문을 처리하면 이런 새 서비스 도입이 늦어질 수 있다"며 "현지법인이 있으면 현지 상황에 맞게 바로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신규 서비스를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직접 중개는 거래 안정성도 높일 수 있다. 이 법인장은 "주식거래에서 전산장애나 사고가 발생했을 때 회사의 대응 속도와 능력은 소비자에게는 회사를 평가하는 기준, 당국에는 회사를 감독하는 기준"이라며 "미국 주식 거래에서 소비자와 당국의 신뢰를 쌓는 것이 중요한데, 현지법인은 사고 발생 시 직접 대응하기 때문에 여러 해결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했다.
이 법인장은 미국 주식 투자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원/달러 환율과 정부 정책이라는 변수가 있지만 3분기 환율이 내려 미국 주식을 상대적으로 싸게 살 수 있게 됐고, 인구가 많은 1960~1970년대생이 자산을 축적하는 과정에 있어 구조적으로도 수요가 늘 것"이라며 "미국 주식에 관심 있는 고객에게 어떤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지가 각 증권사의 관심사"라고 말했다.
한국거래소가 지난 14일 오후 8시까지 실시간 거래가 가능한 애프터마켓을 열었다면, 미국 거래소들은 23시간 거래를 준비하고 있다. NYSE(뉴욕증권거래소)와 나스닥은 주 5일, 하루 23시간 거래가 가능한 오버나잇 세션 도입을 추진 중이다. 이 법인장은 "거래시간이 늘어나면 미국 주식 거래 고객이 새로 유입될 것"이라며 "실시간 거래가 가능해져 거래 유형과 서비스도 다양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키움증권 뉴욕법인의 단기 과제는 완성도 높은 미국 주식 거래 시스템을 갖추고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것이다. 그다음은 미국 주식을 거래하는 고객의 선택을 받아 수익을 내는 것이다. 이후에는 S&T(세일즈앤트레이딩), IB(기업·투자금융) 딜 소싱 협업으로도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이 법인장은 "미국 증권사에 의존하던 주식 거래를 자체 수행해 안정성을 높이고 새 서비스를 발 빠르게 도입할 것"이라며 "가장 많은 개인 고객을 보유한 키움증권이 자체 플랫폼을 통해 고객 거래비용을 낮추고 더 나은 미국 주식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ABF(자산담보금융)는 주로 은행이 도맡아 하던 시장인데, 규제 강화로 은행이 대출채권을 들고 있기 어려워졌습니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만난 우연광 KIS US 법인장은 미국 은행 규제 강화로 열린 구조화금융 시장을 새 기회로 꼽았다. 인수금융에 집중해 온 한국투자증권의 뉴욕 IB법인 KIS US가 ABF 시장으로 영토를 넓히고 있다.
KIS US는 맨해튼에 있는 다른 증권사 뉴욕법인과 달리 IB(기업·투자금융) 전문 법인이다. 주식거래를 직접 중개하지 않고 현지 시장에 맞춘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구사한다. 3년 연속 대규모 IR(기업설명회)을 열어 글로벌 금융사·투자기관 CEO(최고경영자)와 임원들이 모이는 K금융의 거점으로도 자리 잡았다. 지난 8월까지 약 18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며 '선택과 집중' 전략의 효과를 보고 있다.
우 법인장은 "국내 IB는 유상증자, IPO(기업공개), 채권 발행, 인수금융 등 다양한 분야를 다루지만 KIS US는 현지 인수금융 시장에서 좋은 거래(딜)를 발굴·심사해 국내 투자자들에게 소개·매각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인수금융 시장 환경은 녹록지 않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미국 빅테크, 특히 SW(소프트웨어) 기업들의 인수·합병이 활발했지만, 올해는 AI(인공지능)가 SW 산업을 위축시킬 것이라는 우려로 거래가 줄었다. 회사를 새로 인수하기보다 기존 대출·계약을 연장하는 거래가 늘었고, 인수·합병이 성사돼도 건당 대출 규모가 작아졌다.
KIS US가 찾은 돌파구가 ABF다. 우 법인장은 "은행의 대출채권을 사들인 뒤 고객이 투자하기 좋은 RMBS(주거용 주택저당증권) 같은 형태로 구조화·상품화하는 사업에 진출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합작법인 CAP도 세웠다. CAP는 올해 6월 글로벌 대체투자 운용사 캐니언파트너스, 일본 다이이치생명과 한국투자금융그룹이 함께 만든 법인으로, 양질의 대출채권을 사들이는 역할을 한다. 우 법인장은 "미국 현지 전문가들의 노하우도 배워야 하기 때문에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며 "궁극적으로는 직접 사업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시장 성장성도 크다. 글로벌 투자회사 KKR에 따르면 미국 사모 ABF 시장 규모는 2022년 7066조원에서 2024년 8290조원으로 늘었고, 2027년에는 1경464조원으로 커질 전망이다.
관건은 리스크 관리다. ABF는 대출채권 등 자산을 담보로 유동화하는 구조여서 담보 가치와 그 유지 여부를 꼼꼼히 따져야 한다. 우 법인장은 "하나의 CLO(대출채권담보부증권)에 250개 정도의 개별 자산을 담아 하나가 잘못돼도 60~70% 이상은 회수할 수 있도록 철저하게 분산한다"며 "개별 자산 하나에 대해서도 실사, 스트레스테스트, 정기적 상환능력 평가와 후속 조치 등을 통해 리스크 관리에 공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KIS US의 목표는 IB·구조화금융이 가장 발달한 미국 자본시장에서 전문성을 쌓아 한국 고객의 투자 수요에 부응하는 현지화된 IB 플랫폼이 되는 것이다. 우 법인장은 "20~30년 후에는 우리나라 자본 규모가 더 커지고 고객이 원하는 상품도 다양해질 것"이라며 "미국 현지 금융사들과 경쟁하면서 직접 거래도 소싱하고, 늘어나는 자본을 바탕으로 고객에게 양질의 상품을 공급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