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L사이언스가 AI(인공지능) 기반 암백신 임상 로드맵을 확정하고, 핵심 기술과 IP(지식재산권)을 내재화하기 위해 자회사 네오젠로직과의 합병을 유력하게 검토한다.
SCL사이언스는 지난 29일 개최한 '2026 R&D Day'에서 자회사 네오젠로직의 독자 AI 플랫폼 기술을 접목한 맞춤형·범용 암백신 개발 현황과 중장기 임상 계획을 발표했다고 30일 밝혔다.
로드맵에 따르면 회사는 연내 위탁개발생산(CDMO) 파트너사 선정을 완료하고, 오는 2027년 한국과 일본 규제 당국에 임상시험계획(IND)을 제출할 예정이다. 이어 2028년부터 양국에서 환자 대상 첫 투약을 개시한다는 목표다.
개인맞춤형 암백신은 환자의 암세포에서 면역세포가 공격할 가능성이 높은 표적을 찾아 환자별 백신으로 제작하는 치료 방식이다. 네오젠로직은 AI 플랫폼 '딥네오(DeepNeo)'와 '렉시네오(LexiNeo)'를 통해 암세포의 표적이 환자의 면역체계에 제시되고 T세포와 B세포에 인식되어 면역반응을 유도할 가능성을 예측한다.
주력 파이프라인은 △간암 수술 후 재발 방지를 목표로 하는 'DLV-N1' △위암 보조항암치료 병용 요법인 'DLV-N2' △난소암 유지요법 치료제인 'DLV-T1' 등 3개 암종으로 구축됐다. 각 암종별로 국내외 임상 연구기관과 프로토콜 수립을 진행 중이다.
상용화 기반 구축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회사는 코로나19 백신 개발 및 임상 검증 경험을 보유한 국내외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및 지질나노입자(LNP) 전문 제조사와 CDMO 본계약 체결을 앞두고 막바지 세부 조건을 조율하고 있다.
네오젠로직은 개인맞춤형 암백신과 함께 '암흑 단백체(dark proteome)'에서 유래된 새로운 종류의 항원을 표적하는 범용 암백신 DLV-C 프로그램도 추진한다. 이는 기존 유전자 해석에서 주목받지 못했던 영역에서 비정상적으로 생성되는 단백질로, 암세포에서 선택적으로 만들어지고 여러 환자에게 공통으로 나타나는 표적을 찾으면 미리 생산할 수 있는 범용 백신으로 개발할 가능성이 있다.
DLV-C는 국내 선도 mRNA 백신 기업과 공동 연구 형태로 추진할 예정이다. 양사는 단순 위탁생산 관계가 아니라 각자의 기술과 제조시설을 상호 활용하는 파트너십 구축을 논의하고 있으며, 계약 체결 후 협의를 통해 주요 개발 계획을 공개할 방침이다.
SCL사이언스는 암백신 사업의 임상개발이 본격화되는 시점에 맞춰 네오젠로직과의 합병을 유력한 방안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합병을 통해 연구 및 사업 추진체계를 정비하고 네오젠로직이 보유한 AI 암백신 기술과 특허를 내재화함으로써 의사결정과 자원 투입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회사 관계자는 "자회사에 있는 암백신 파이프라인과 기술개발 성과가 상장사인 SCL사이언스의 사업구조 안에서 보다 직접적이고 명확하게 평가받도록 하는 것도 합병 검토의 주요 목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회사는 향후 임상과 기술이전, 공동개발 성과가 SCL사이언스의 기업가치에 온전히 반영돼 중장기적인 주주가치 제고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합병 비율과 일정 등 세부 방식은 검토 중인 단계로, 이사회 결의 등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는 대로 관련 법령에 따라 정식 공시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이 관계자는 "SCL그룹은 네오젠로직의 기술 경쟁력과 암백신 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으며, 이를 그룹의 중요한 성장사업으로 육성하려는 의지가 매우 강하다"며 "임상 진입 기반을 차질 없이 마련하는 동시에 연구·사업체계 재정비와 핵심 IP 내재화를 통해 암백신 사업의 가치를 기업가치와 주주가치에 보다 온전히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2008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SCL사이언스는 임상시험 검체 분석 및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을 영위해온 SCL그룹 계열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