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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바이옴 기업 HEM파마가 자율건강을 겨냥한 헬스케어 기술기업으로 영역을 확장할 수 있었던 기반은 축적된 데이터와 자체 분석 기술에 있다. 15만건에 달하는 장내 미생물 분석 데이터와 개인 맞춤형 솔루션 도출 기술인 PMAS가 핵심 자산이다. 여기에 일상 건강 신호를 수집하는 센서 기술과 인공지능(AI)을 접목해 일회성 검사 중심의 사업모델을 지속형 건강관리 서비스로 전환하려 하고 있다.
사업 확장을 뒷받침하는 것은 글로벌 파트너십이다. 암웨이의 유통망을 통해 고객 접점을 확보하고 하버드 의대 연구진과의 협업으로 데이터 분석 역량을 고도화하는 구상이다. 데이터 수집부터 맞춤형 솔루션 제공, 이용자 실행, 알고리즘 학습으로 이어지는 4단계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HEM파마의 전략이다.
◇15만건 분변 분석 데이터 확보…일회성 검사에서 상시 수집으로
HEM파마가 구상하는 자율건강 사업은 데이터 수집과 솔루션 도출, 사용자 실행, 알고리즘 고도화 등 4단계로 구성된다. 개인의 건강 상태를 분석해 맞춤형 솔루션을 제시하고 실제 이용 과정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다시 분석에 활용하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출발점은 기존 마이크로바이옴 사업에서 확보한 데이터다. 개인 맞춤형 장내 미생물 분석 서비스 '마이랩'은 출시 이후 올해 8월까지 누적 15만건의 분변 분석 실적을 확보했다. 고객이 유료 검사를 받을 때마다 데이터가 축적되는 구조다.
다만 기존 사업에서 확보한 데이터는 특정 시점에 채취한 분변을 분석한 결과라는 한계가 있다. 개인의 장내 미생물 상태를 파악할 수 있지만 이후 건강 상태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지속적으로 확인하기는 어렵다.
HEM파마는 데이터의 연속성을 확보하기 위해 변기 부착형 센서 '바이그널'을 개발하고 있다. 바이그널은 대변의 가스와 이미지를 감지해 관련 정보를 서버로 전송하는 방식이다. 현재 5차 프로토타입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상용화되면 별도의 분변 채취 없이 일상적인 건강 신호를 반복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
올해 1월 출시한 '마이웰니스랩'도 데이터 수집 영역을 넓히는 시도다. 장내 미생물뿐 아니라 혈액 지표와 생활습관을 분석해 노화 관련 지표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수집한 데이터를 개인 맞춤형 솔루션으로 연결하는 기술은 자체 개발한 PMAS가 담당한다. PMAS는 개인의 장내 미생물 시료에 후보 물질을 적용하고 미생물 구성과 대사체 변화를 분석해 적합한 물질을 선별하는 체외(ex-vivo) 분석 시스템이다.
96웰 기반 병렬 분석 구조를 활용해 다수의 후보 물질을 비교할 수 있다. 배치당 36시간 안에 분석이 가능한 점이 특징이다. HEM파마는 이를 통해 고객별 장내 미생물 특성에 맞는 솔루션을 도출하고 있다.
향후 과제는 기존 분변 분석과 일상 모니터링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연결하는 것이다. 반복 측정 결과를 바탕으로 개인의 건강 상태 변화를 파악하고 솔루션을 조정할 수 있어야 일회성 검사에서 지속형 서비스로의 전환이 가능해진다.
◇암웨이로 고객 접점 확대…하버드 협업 통해 AI 분석 고도화
데이터를 실제 소비자의 건강관리 행동으로 연결하는 통로는 암웨이와의 협력이다. HEM파마는 2020년 1월 글로벌 암웨이 계열 ABG와 PMAS 기반 B2C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다. 2022년 8월에는 한국암웨이를 통해 '마이랩 바이 뉴트리라이트'를 출시했다. 이후 공동 연구협약 등을 통해 협력 범위를 넓혀왔다.
암웨이는 제품 판매뿐 아니라 고객 상담과 서비스 이용을 지원하는 유통망을 제공한다. 지역별 암웨이 사업자(ABO)를 통한 설명회와 상담, 제품 추천 등이 이뤄지는 구조다.
HEM파마 입장에서는 자체적으로 대규모 소비자 유통망을 구축하지 않고도 분석 서비스를 공급하고 고객 접점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고객의 반복적인 서비스 이용으로 이어질 경우 데이터 축적 기반을 넓히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암웨이는 분석 리포트의 이해를 돕는 해설 영상과 사업자 대상 강연도 운영한다. 이후 상담을 통해 고객의 건강 목표를 파악하고 관련 제품을 추천한다. HEM파마는 개인화 상담과 사후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다만 유통망 확보가 곧 자율건강 체계의 완성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분석 결과에 따른 소비자의 행동 변화와 반복적인 데이터 수집이 실제로 이뤄져야 한다. 기존 고객을 지속형 건강관리 서비스 이용자로 전환하는 것이 사업모델 확장의 핵심 과제다.
마지막 단계인 알고리즘 고도화에는 하버드 의대 연구진과의 협업이 활용된다. 도신호 교수팀과 대규모언어모델(LLM)을 활용한 마이크로바이옴 데이터베이스 구축 및 알고리즘 고도화 연구를 진행 중이다. 마이크로바이옴과 질환의 연관성을 분석하고 개인별 특성에 맞는 결과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자체 연구조직도 AI와 데이터 분석을 담당한다. 멀티오믹스센터는 생물정보 통계와 머신러닝·딥러닝 연구, 대사체 기반 바이오마커 발굴을 수행한다. BI센터는 생성형 AI 기반 맞춤형 헬스케어 애플리케이션과 임상데이터·신약개발용 알고리즘 등을 개발하고 있다.
HEM파마는 머신러닝을 활용한 대장용종·고혈당·비만·아토피·장염·변비 관련 판별 기술의 특허도 확보했다. 다만 관련 특허와 연구 성과가 실제 건강 상태의 예측·관리 성능으로 이어지는지는 별도의 검증이 필요한 영역이다.
결국 HEM파마의 자율건강 전략은 기존 분석 데이터를 얼마나 지속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암웨이 유통망을 통한 고객 확보, 바이그널을 활용한 반복 측정, AI 기반 분석 고도화가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새로운 사업모델이 완성된다.
HEM파마 관계자는 "오랜 기간 마이크로바이옴 사업을 통해 축적한 데이터가 자율건강 비즈니스로 전환을 추진하는 데 있어 가장 큰 자산이 된다"며 "과거 일회성에 그쳤던 데이터를 상시적으로 수집하면서 서비스를 고도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