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들의 지점과 영업소가 최근 6년 사이 30% 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바일 주식거래 확산과 비대면 금융서비스 활성화로 전통적인 대면 영업망의 필요성이 줄어든 영향이다. 대신 주요 증권사들은 기존 영업점을 고액자산가 대상 WM(자산관리) 특화 점포로 재편하는 움직임을 보인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국내 증권사들의 지점과 영업소는 총 694개로 2019년 말(1014개)보다 약 32% 줄었다. 6년여 만에 증권사 영업점 10곳 중 3곳 이상이 사라진 셈이다.
증권사 지점은 899개에서 629개로 30% 줄었고 영업소는 115개에서 65개로 43.5% 감소했다. 증권사 지점은 주식거래·금융상품 판매·자산관리 등 고객 대면업무를 하는 곳이다. 영업소는 주로 은행 등 다른 금융회사 점포에 증권사 직원이 상주하며 관련 업무를 처리하는 형태로 운영돼 왔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고 철수가 쉬운 영업소의 감소율이 지점보다 더 큰 점이 눈에 띈다.
주요 증권사별로는 같은 기간 신한투자증권 영업점이 124개에서 58개로 53.2%, KB증권이 112개에서 73개로 34.8%, 한국투자증권이 88개에서 65개로 26.1%, 미래에셋증권이 82개에서 59개로 28.0%, NH투자증권이 84개에서 56개로 33.3%, 삼성증권이 63개에서 29개로 54.0%, 하나증권이 57개에서 49개로 14.0% 감소했다.
영업점 감소의 주요 배경으로는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HTS(홈트레이딩시스템) 등 온라인 주식거래 확대가 우선 꼽힌다. 스마트폰으로 대부분의 금융거래가 가능해지면서 증권사 입장에서는 임대료와 인건비 등 고정비용이 드는 오프라인 영업점을 유지할 필요성이 줄었다.
대면영업 전략의 변화도 지점 감소와 연관이 깊다. 일반 투자자 대상의 주식 위탁매매 중심 영업점은 줄이는 대신 고액자산가 대상 자산관리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영업점 수는 줄지만 개별 점포는 대형화·전문화되는 추세라는 분석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대면영업의 추세가 상속, 세무, 연금 등의 전문적인 영역에 대한 자문을 제공하는 쪽으로 이동하면서 지점이 통폐합되는 경향이 있다"며 "그 외 대부분 업무가 비대면으로 가능해지다 보니 지점을 줄인다기보다는 서비스 수요에 따라 영업점도 선택과 집중을 하는 상황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6년여간 영업점을 가장 많이 줄인 신한투자증권은 2022년 2개에 불과했던 자산가 전용 PB센터를 현재 6개로 늘렸다. 일부 지역에서는 거점 영업소 3개를 하나로 합치는 대신 자산가 전용 영업소를 별도로 운영하는 등 대면영업 전략에 변화를 주고 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영업점의 선택과 집중은 최근 증권업계 수익구조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며 "시장 변동성에 따라 움직임이 큰 위탁매매 수익 의존도를 낮추고 자산관리와 기업금융(IB) 등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사업 비중을 확대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영업점 축소와 통폐합에 따른 금융소비자 접근성 문제는 과제로 남는다. 디지털 금융의 편의성과 별개로 비대면 거래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이나 대면 상담을 선호하는 지역 투자자들의 불편이 커질 수 있어서다. 증권사 영업점 감소율은 은행보다도 가파르다. 금감원 자료를 보면 같은 기간 국내 시중은행의 영업점 감소율은 18.9%로 증권사(약 32%)보다 낮았다.
은행들은 올해 국정감사에서 영업점 폐쇄와 관련해 질책을 받은 뒤 영업점 폐쇄를 신중하게 검토하고 금융취약계층의 이용 불편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증권업계도 영업망을 효율화하는 과정에서 고령층 등 금융취약계층의 서비스 접근성을 유지할 방안을 함께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