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첫째 주(11월2~6일) 국내 증시는 '블루 웨이브'에 휩쓸렸다. 미국 민주당의 상·하원 장악으로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 건설이 지연될 것이란 우려가 커졌고, 반도체, 기판 등 AI 관련주는 일제히 하락했다. 반면 민주당 우세로 수혜가 기대되는 신재생에너지주 등은 상승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번 주 코스피는 전주(5730.74)보다 671.05포인트(11.71%) 내린 5059.69에 마감했다. AI 수익성 논란이 커진 상황에서 미국 중간선거까지 치러지며 AI 주 투자심리는 악화했다. 미국 민주당이 AI 데이터센터 규제를 강화할 것이란 우려가 커졌다.
이 기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16.13%와 20.17% 급락했다. 두 기업의 지분을 각각 갖고 있는 삼성물산과 SK스퀘어는 12.34%와 19.29% 하락했다.
기판주,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주 등이 코스피 종목(시가총액 1조원 이상, 주간 거래대금 1000억원 이상) 하락률 상위에 올랐다.
이 기간 가장 많이 하락한 종목은 대덕전자로 40.37% 미끄러졌다. 기판용 CCL(동박적층판)을 생산하는 두산도 28.4% 하락했다. 삼성전기(등락률 -27.26%), 이수페타시스(-26.25%)도 20% 이상 주가가 내렸다. 시큐리티, 반도체 설계 사업 등을 펼치는 한화비전도 25.73% 미끄러졌다.
반대로 민주당 우세로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으로 신재생에너지주가 상승했다. 씨에스윈드(28.20%), OCI홀딩스(19.99%), HD현대에너지솔루션(16.71%), 한화솔루션(15.27%) 등이 상승률 상위에 올랐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민주당이 상·하원을 압도적으로 장악하면서 트럼프 정부가 지속적으로 괴롭혀온 그린산업의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신재생에너지주 외에는 지분 경쟁이나 자기보유주식 매입 등 개별 이슈가 발생한 종목들이 상승했다. 한진칼우선주와 한진칼은 각각 206.46%와 58.27% 올랐다.
한진칼은 지난 4일 최대주주가 조원태 회장과 특수관계인에서 호반건설과 계열사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보통주 기준 호반그룹 측 지분율은 20.69%(1381만4053주)로 조 회장 측(20.58%)보다 0.11%포인트 높다.
조 회장도 지분 추가 매입에 나섰다. 조 회장은 지난 2일 한진칼 보통주 32만5000주를 주당 11만4000원에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거래 예정일은 다음달 3일로, 추가 지분 변동 없이 매입이 완료되면 조 회장 측 보통주 지분율은 약 21.07%로 높아져 다시 최대주주 자리를 되찾을 수 있다.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에 나선 크래프톤도 21.09% 오르며 상승률 상위에 올랐다. 지난 3일 크래프톤은 내년 2월3일까지 자사 보통주 165만1073주를 매입한다고 공시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블루웨이브에 따른 AI 데이터센터 규제 강화 우려가 지속되는 만큼 당분간 코스피는 변동성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AI 관련주가 크게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는 흐름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라며 "최근 급락에서 방어력을 보이는 업종은 항공, 통신, 소비주, 유틸리티, 바이오, 소프트웨어, 소재 등"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