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 있으면 어디든 간다… 전국 도는 14명의 사내들

서진욱 기자
2015.05.21 05:54

맵퍼스 정보수집팀, 전국 돌며 도로정보 수집… 일년 동안 지구 10바퀴 반 거리 이동

맵퍼스 정보수집팀의 김기성 대리(왼쪽)와 정해근 연구원. /사진=서진욱 기자.

고산자(古山子) 김정호는 '대동여지도'를 만들기 위해 한반도를 세 번 이상 일주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렇다면 한 손에 쥔 스마트폰으로 전 세계 방방곡곡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오늘날, 지도는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질까.

"일방통행 도로 한가운데 커다란 돌이 놓인 적도 있었죠. 연구원들이 힘을 합쳐 돌을 옮긴 후에야 이동할 수 있었습니다."

GIS(지리정보시스템)전문업체 맵퍼스는 전자지도 제작을 위해 2인1조의 현장실사팀(7개)과 내부구축팀(5개)을 운영하고 있다. 현장실사팀은 전국을 6개 권역으로 나눈 뒤, 해당 팀에 할당한 권역을 돌아다니면서 영상, 도로상태 등 각종 정보를 수집한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해당 지역에 숙소를 잡아놓고 현장실사를 진행한다. 대동여지도가 나온 지 150여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지도를 만들기 위해선 발로 뛰어야 한다. 일의 특성상 현장실사팀 14명 전원이 남성이다.

정해근 연구원은 "돌아다니는 걸 좋아하고, 새로운 장소에 대한 설렘을 갖는 게 중요하다"며 "계속 운전을 해야 하기 때문에 뛰어난 운전실력도 필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본적으로 외로움을 깔고 있는 일"이라며 "실사팀원들 대부분 역마살 비슷한 게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현장실사 차량에 설치된 모니터에서 기본적인 도로정보와 영상촬영 현황을 보여주고 있는 모습. /사진=서진욱 기자.

현장실사 차량 윗부분에 설치된 4대의 카메라들은 주변 영상을 파노라마 방식으로 촬영한다. 이 영상과 보조석에 앉은 연구원이 입력한 각종 정보는 뒷좌석에 설치된 컴퓨터에 자동으로 저장된다. 이후 영상을 전달받은 내부구축팀이 영상을 보면서 상호명, 연락처 등 건물정보를 입력한다. 현장실사를 위한 기본적인 도로정보는 2년마다 국토지리정보원에서 제공하는 국가기본도를 바탕으로 제작된다.

총 7대의 현장실사 차량들이 연간 달리는 거리는 42만㎞에 달한다. 지구 둘레(4만75㎞)를 10바퀴 반 돈 것과 간다. 하루 평균 이동거리는 200~300㎞다. 김기성 대리는 "새로운 도로가 개통됐거나 기존 도로가 막혔다는 등 제보가 들어올 경우 700㎞ 이상을 이동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실사를 진행하다 보면 당황스런 상황에 처하기도 한다. 장애물 탓에 이동이 불가능하거나, 일방통행 도로가 갑자기 막혀 후진으로 상당한 거리를 되돌아 나와야 하는 경우도 있다. 김기성 대리는 "황당한 상황에 처하더라도 최대한 정보를 수집하려고 한다"며 "옮길 수 있는 장애물이라면 치우고 이동한다"고 말했다.

자신이 맡은 권역을 끊임없이 돌아다니기 때문에 실사팀원들은 해당 지역의 맛집, 명소와 관련한 신뢰도 높은 정보를 갖고 있다. 해당 정보는 맵퍼스의 무료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인 '아틀란3D 클라우드'를 통해 제공된다. 정해근 연구원은 "해안 도로를 달리다 보면 지도에 나와 있는 않은 경치 좋은 명소와 마주칠 때가 있다"며 "정확한 주소를 찍어줄 순 없지만, 어디에서 어디로 가는 도로 정도로 알려줄 수 있다"고 말했다.

맵퍼스는 지난해 말 도로의 굴곡, 회전, 차선, 각도 등 정보수집을 통해 ADAS(지능형 운전자 보조시스템) 맵 구축을 위한 정보수집을 완료하고, 현재 추가 작업을 진행 중이다. 김기성 대리는 "정확한 정보를 통해 안전 운행을 보장하는 ADAS 맵을 만드는 게 맵퍼스의 목표"라며 "이를 위해 끊임없이 관련 정보를 갱신 및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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