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아서 하는 IT? '발품 판 회사'만 살아남았다

홍재의 기자
2015.08.25 03:03

IT스타트업 O2O 중심으로 재편, 영업팀 구성 비율이 40%에 달하기도…

식권대장 로켓팀이 '어버이날'을 맞아 고객사에 보낼 꽃을 만들고 있다/사진제공=벤디스

"적어도 주 1회 파트너십을 맺은 식당을 방문하는 것이 우리 철칙입니다. 메뉴판이나 전단지, 앞치마 등을 식당 특성에 맞게 만들어 선물하기도 하죠. 발렌타인데이나 화이트데이, 빼빼로데이 같은 기념일도 놓치지 않고 챙기는 것이 우리의 노하우입니다."(조정호 벤디스 대표)

온라인 세상과 현실을 잇는 O2O(Online to Offline) 사업이 IT산업의 핵심이 되면서, '앉아서 하는' IT는 옛 말이 됐다. 개발·기획 못지않게 영업 직군이 IT스타트업의 핵심 역량이 됐고, '발 품 파는' 스타트업이 두각을 나타내며 IT산업의 갈 길을 제시하고 있다.

기업용 모바일 식권 서비스 '식권대장'은 출발부터 발로 뛰는 영업에 중점을 뒀다. 창업 전, 3개월 동안 4명이 서울 시내 주요 오피스 상권의 식당을 일일이 방문해 식대장부나 식권 거래를 하는 기업의 현황과 거래액 규모, 거래 특성 등을 조사했다. 방문한 식당 수만 1000여 개에 달한다.

서비스 출시 후에는 더 심했다. 좋은 식당을 발굴하고 가맹 계약을 맺는 것은 물론, 서비스 품질을 관리하고 식대를 정산하는 등 기업 총무팀이 해오던 식당과 관련된 모든 업무를 대행하기 때문이다.

기업에 따라 적게는 10개에서 많게는 80개 정도까지 되는 거래 식당들을 관리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었다. 고객사의 직원과 가맹 식당의 고충을 해결하고 만족도를 높이는 업무도 식권대장의 몫이었다.

가맹 식당 전담 조직인 '로켓팀'(로컬식당케어팀)을 운영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조 대표는 "로켓팀 직원들이 외근을 다녀오면 늘 땀에 흠뻑 젖어있다"며 "고객사 확보보다 더 많은 노력이 들어가야 하는 부분이 바로 고객 관리"라고 강조했다.

창업 3년만에 약 80명 규모로 성장한 스포카도 마찬가지다. '도도 포인트'를 서비스하는 스포카 영업 조직은 전체 인원의 40%에 달할 만큼 큰 비중이다. 초기에는 매장 계약 등 파트너 확보에 주력하는 조직이었으나 지금은 매장 사후 관리 및 교육에 더 많은 공을 들인다. 올해 상반기부터는 아예 '매장 관리' 팀을 별도로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온라인으로 요청하면 고객이 있는 곳으로 직접 찾아가는 서비스도 인기다. 찾아가는 맞춤 셔츠 서비스 '스트라입스'는 고객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를 정해 방문 신청을 하면 스타일리스트가 찾아가 사용자의 신체 사이즈를 측정해준다.

고객이 셔츠의 디자인을 고르면 측정된 사이즈에 맞게 셔츠를 제작해 1주일 내 배송해준다. 기존에는 고객이 맞춤 셔츠를 구입하기 위해서는 직접 매장에 방문해 치수를 재야했지만, 이제는 매장 직원이 직접 고객을 찾아간다. 가격도 기존 매장보다 비싸지 않다.

'배달의민족' 우아한형제들이 인수한 신선식품 정기배달 서비스 '덤앤더머스'도 찾아가는 스타트업이다. 빵·아침식단·반찬·과일·주스 등 바쁜 현대인들이 정기적으로 필요로 하는 2000여 개 이상의 신선 상품을 배달하고 있다. 아침마다 우유, 주스를 배달하던 예전 음료배달 서비스처럼 새벽에 각자 가정집에 찾아가 출근하기 전, 문 앞에 음식을 두고 온다. 이 때문에 부재중 음식이 배달돼 상할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손성훈 스포카 공동대표는 "영업은 제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파는 것"이라며 "설립 초기 서비스를 모르는 고객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가는 것이 서비스가 안착할 수 있는 비결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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