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파라 파라파라 파라다이스 베이~’
‘캔디크러쉬사가’로 유명한 게임회사 킹디지털엔터테인먼트가 지난 8월 출시한 모바일 게임 ‘파라다이스 베이’에서 한국 마케팅용으로 쓰인 배경음악의 후렴구다.
배우 공승연이 발랄한 율동과 함께 선보인 이 곡은 ‘파파라~’하는 중독성 있는 후렴구로 게임보다 더 큰 주목을 받을 만큼 화제였다. 게임 출시 2개월 뒤인 10월 초 공개된 이 곡이 최근 표절 시비에 휘말렸다.
시비 대상은 올해 3월 발매된 프랑스 여가수이자 배우인 루안 에메라(Louane Emera)의 첫 솔로 음반 ‘Chambre 12’에 수록된 ‘Avenir’이다.
이 곡은 발매 직후 프랑스 차트에서 1위를 휩쓴 히트곡이다. 루안은 한국에선 비교적 낯선 뮤지션이나, 지난 2013년 오디션 프로그램 ‘더 보이스’ 시즌 2에 참가하면서 스타로 발돋움했다.
‘파라다이스 베이’ CF송에서 문제가 된 소절은 ‘파파라 파라파라~’하는 반복 구절. ‘와오오 오오오오~’로 시작하는 원작 ‘Avenir’의 첫 마디 리듬 패턴과 멜로디가 같다. 원작은 ‘레#도레#도레#도레#’으로 멜로디가 반복되고, CF송은 ‘라파#라파#라파#라’로 반복돼 일치한다. 두 작품의 다른 음의 높이를 C코드 기준으로 동일하게 놓고보면 멜로디는 같은 셈이다.
첫음을 반박자(8분 음표) 쉬고 들어간다는 점에서 리듬 패턴도 유사하다. 다만 원작은 느린 R&B(리듬앤블루스) 그루브를 통해 좀 더 묵직한 단조풍으로 그린 반면, CF송은 템포를 빨리해 발랄한 장조풍으로 완성했다. CF송은 반복 구절 사이사이 ‘파라다이스 베이’를 강조하는 재미적 어구를 넣어 원작과 다른 점을 부각시켰다.
하지만 ‘표절’ 또는 ‘표절 시비’에서 핵심은 ‘후크’(hook, 핵심멜로디)다. 어떤 곡을 들었을 때 중요한 멜로디가 원작을 연상케한다면 표절 시비로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단 한마디, 그것이 의성어 중심으로 표현한 멜로디라도 원작을 떠올리게 하는 악상이라면 중요한 ‘표절 시비’, 즉 저작권 침해 문제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 일반적 해석이다. '한마디 가사도 없는 걸 가지고~'하며 '표절 시비'를 간단히 넘길 수도 없다. 음 몇 개라도 저작권은 유효하기 때문이다. 지난 2008년 SK텔레콤이 전화 걸 때 울리는 음악 ‘딴따라단딴’(솔미파라솔)이라는 간단한 음을 조합해서 만든 곡에서도 ‘저작권’ 경계는 확실했기 때문이다.
‘파라다이스 베이’는 후렴구, 즉 핵심 멜로디인 ‘파파라 파라파라’가 원작 ‘Avenir’의 구절을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표절 시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표절 시비는 8마디, 2소절 등 ‘규정’으로 가리지 않는다. 지난 1999년 이후 표절이 친고죄의 영역으로 넘어가면서 원저작작가 자신의 곡을 떠올리게 하는 단 한마디의 비슷한 흔적만 있어도 저작권 침해 여부를 물을 수 있다.
현재 CF송의 저작자는 애매하다. 광고캠페인 송을 만든 주체가 광고대행사 hs애드와 익명의 작곡가의 ‘협업’으로 기술됐기 때문이다. 킹디지털엔터테인먼트 코리아측은 “작곡자는 밝힐 수 없다”면서 “상업적 용도가 아닌 광고 캠페인 용으로 만들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루안의 저작권을 대행하는 유니버설 퍼블리싱 코리아 관계자는 “두 곡을 작곡가에게 보내 의견을 듣고 대응하겠다”고 전했다.
한 대중음악 관계자는 “SK텔레콤의 간단한 음악에도 저작권자가 확실히 명시돼 있는데, 캠페인송이라도 작곡자 이름이 없다는 게 이해가 안간다”면서 “수익이 없더라도 게임의 인지도를 높이는데 음악이 기여한 만큼 저작권에 대한 투명한 권리 관계와 표절 시비에 해명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킹디지털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1월 초 자신이 개발한 ‘팝 히어로 사가’의 저작권을 침해한 혐의로 아보카도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저작권에 민감한 킹이 이번 음악 문제에선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