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외화 시리즈 '전격Z작전'를 통해 우리는 무인자율주행자동차(이하 무인차)에 대한 동경을 품어왔다. 부르면 즉각 달려오고 때로는 대화도 함께 나누는 친구같은 차 '키트'와 이를 호출하는 주인공의 커다란 손목시계는 SF(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장면일 줄 알았다.
"키트 대신 '갤럭시카'를 불러봐."
삼성의 스마트워치 '갤럭시기어'에 대고 부르면 무인차 갤럭시카가 내가 있는 위치로 달려오는 시대가 곧 열릴 전망이다.
지난 9일 삼성전자가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스마트카 전담 사업부인 '전장사업팀' 신설이 가장 큰 주목을 이끌었다.
미디어 재생기기와 내비게이션과 같은 '인포테인먼트'와 자율주행 SW(소프트웨어) 등을 만드는 게 주력이다. 스마트카 껍데기만 빼고 다 만들겠다는 포부다. 이로써 삼성은 도로 교통 상황을 알아서 판단해 달리는 무인차 분야에서 구글·애플과 또한번 겨루게 됐다.
전기차 상용화가 '무인차' 개발을 위한 기초가 됐고, 사물인터넷(IoT) 등 ICT(정보통신기술)의 진일보가 무인차 진화 속도를 가속화할 것이다.
전세계 교통사고 사망자는 매해 120만명, 무인차 개발은 무엇보다 편리함을 앞서 '안전 운행'에 있다고 볼 수 있다.
크리스 엄슨 구글 무인자동차 담당은 'TED 2015' 강연에서 "11살 아들이 4년 반 뒤면 운전면허를 딸 나이가 된다"며 "우리 애가 그때 면허시험을 치르지 않도록 만드는 게 구글의 목표"라고 말했다.
◇전통 카메이커에게 유리한 판세
무인차 핵심기술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다. 첨단기능을 통합 관리하는 장치다.
관련한 예로 수십 여개 버튼들로 나열됐던 센터페시아(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조작 장치)를 17인치 LCD에 넣은 테슬라모터스의 전기자동차(EV) '모델S'를 들 수 있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애플은 무인차 전면 유리에 터치스크린 방식으로 장착할 것으로 보인다. 전투기에서나 볼 수 있는 '헤드-업' 기술을 적용할 것이란 전문가들의 추측이다. 이는 전방을 응시한 상태로 모든 정보를 확인할 수 있어 안전성에도 문제가 없다.
삼성이 무인차 개발 경쟁에 이제막 뛰어들면서 이 시장은 기존 자동차업계와 IT기업 간의 경쟁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시장은 일단 자동차업계에게 유리하게 돌아가는 판세다. 2020년을 기점으로 자동차 메이커들의 무인차 러시가 예고된 까닭이다.
예컨대 메르세데스-벤츠는 이미 앞뒤 자석이 마주보는 형태의 자율주행차 'F015 럭셔리 인 모션'을 공개한 바 있다. 2020년 상용화가 목표다. 독일의 아우디는 900km를 자율주행할 수 있는 'A7'을 내놨다.
폭스바겐은 무인차 R&D(연구·개발)에 510억 달러(약56조 원), 벤츠는 260억 달러(약 28조 원), BMW는 170억 달러(약 19조 원)를 쏟아붓고 있다.
◇무인차, 해커들의 먹잇감
스크린에서 키트와 무인차 양대 산맥이라고 할 수 있는 '배트맨카', 등장이 요란하다. 매번 주인공과 부딪힐 듯 말듯한 거리에서 급제동한다. 만일 배트맨카가 안 서고 배트맨을 밟고 지나갈 가능성은 아예 없는 것일까. 그것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보안 전문가들은 "시속 100㎞로 달리는 무인차가 갑자기 작동을 멈추거나 그 반대의 아찔한 사태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바로 해커의 위협 때문이다. 무인차는 전기차를 기반으로 한 데다 모든 작동이 인터넷 네트워크망으로 제어가 되므로 해킹에 취약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로 지난 7월에는 미국 피아트-크라이슬러(FCA)가 자사의 스마트카가 해킹당할 위험이 있다는 사실을 시인하고 미국서 판매된 차 140만대에 대한 자발적 리콜을 실시했다.
차량용 무선시스템 'U-커넥트'가 화근이었다. 리콜된 차량에 대해서는 해킹 방지 SW를 업그레이드 했지만, 신종 바이러스가 새롭게 등장하면 또 언제 리콜을 하게 될지 모른다.
미국의 보안기술 전문가 2명이 고속도로를 질주하던 차량을 16㎞ 떨어진 집에서 해킹해 급정거시키는 시연에 성공, 스마트카 보안의 허술함이 지적받기도 했다.
보안전문가들은 "스마트카 해킹 시나리오 등을 통해 보안사고를 방지할 수 있도록 선제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또 "통신 도청, 원격 해킹 등의 보안위협 방지를 위한 차량-차량, 차량-도로인프라 간 보안통신 SW와 스마트카 전용 방화벽 개발을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