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년 전 오늘… 방송화면에 색깔이 입혀지다

이슈팀 신지수 기자
2016.07.03 06:18

[역사 속 오늘] 텔레바이저 이용해 컬러TV 방송 최초 송출

/사진=flickr

우리가 TV를 통해 여배우의 립스틱 색깔을 보고, 유니폼 색깔로 스포츠 팀을 구별하게 된 건 88년 전 오늘(1928년 7월 3일) 컬러TV 방송이 최초로 송출된 이후부터다.

컬러TV방송은 스코틀랜드 출신 발명가 존 로지 베어드의 손에서 탄생했다. 비누와 젤리 사업을 하다 실패한 그는 다양한 색깔로 반짝이는 네온등을 보며 컬러TV를 만들어 큰돈을 벌 계획을 세웠다.

그가 제작한 TV는 요즘 전자식 TV와는 다른 기계식 TV로, 24개의 작은 구멍이 뚫린 원판을 1분에 600번 회전시켜 이를 통과한 빛을 전기적인 신호로 바꿔 영상을 만드는 형태다.

그는 삼원색을 활용한 원판으로 컬러영상을 구현해냈고, 이를 '텔레바이저'라고 불렀다. 그는 텔레바이저를 이용해 세계 최초로 컬러TV 방송을 송출한다.

영국 BBC방송은 1929년 9월 베어드가 발명한 텔레바이저를 이용해 TV방송을 실시했다. 그러나 곧이어 발명된 '브라운관'을 이용한 전자식 TV에 밀려 존 로지 베어드의 기계식 TV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기계식 TV는 사라졌지만 컬러TV 방송은 점차 세계로 퍼져 1960년대에는 보편화됐다.

우리나라에서 컬러TV가 제작된 건 1974년이다. 아남산업이 일본 내셔널전기와 합작해 국내 최초의 컬러TV를 생산했다. 하지만 박정희 정부는 컬러TV가 과소비와 계층 간 위화감을 조장한다는 이유로 컬러TV의 국내 판매와 방송을 제한했다.

1962년 당시 흑백TV를 시청하는 가정의 풍경./사진=뉴스1

생산을 시작한 지 6년이 지난 1980년 8월이 돼서야 국내에선 컬러TV 시판이 허용됐다. 고가의 컬러TV를 사지 못한 사람들은 TV 화면에 오색 셀로판지를 붙이고 컬러TV 분위기를 내는 등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컬러TV 방송도 1980년 12월1일 '수출의 날' 기념식이 컬러로 송출된 것을 시작으로 1981년 1월 1일부터 본격화됐다. 세계에서 71번째로 송출된 것으로 늦은 감이 있었다.

하지만 컬러TV가 가져온 '색채혁명'은 전자산업을 넘어 사회 전반의 풍경을 바꿨다. TV와 광고에 등장하는 상품과 출연자의 옷이 화려해지면서 제품에 있어 컬러와 디자인이 핵심요소로 떠오른 계기가 됐다.

실제로 컬러TV가 송출된 이후 영국에서는 남성복에 베이지와 밝은 브라운색이 많이 보급되기 시작했고 일본도 화려한 무늬와 색을 찾는 소비자가 느는 등 소비자의 구매패턴이 달라졌다. 우리나라도 81년 컬러방송이 시작된 이후로 지금까지 다양한 색깔과 디자인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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