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모바일서도 켜진 촛불…‘스마트 집회’ 새 역사 쓰다

이해인 기자
2016.11.27 15:58

IT 기술 촛불문화 코드와 결합

'박근혜 퇴진 서울대학교동문 비상시국행동'이 만든 '박근혜 퇴진 온라인 촛불 집회' 참여자 모습. 촛불이 대한민국을 가득 채우고 있다./ 사진=해당 사이트 캡쳐<br>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이 서울 광화문 일대를 포함, 전국을 가득 채운 지난 26일. 비와 눈이 오락가락하는 궂은 날씨 때문에 현장에 함께 할 수 없었던 시민들은 인터넷 생중계를 지켜보며 분노와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들은 ‘웹 촛불켜기’ 등의 인터넷 가상집회장으로 집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웹에서 자신의 이름, 주소 등의 인적사항, 결의 한 마디를 입력, 구글 지도상에 자신의 위치를 ‘촛불 아이콘’으로 밝혔다. ‘촛불시위’ 스마트폰 앱(애플리케이션)에서 열린 ‘내려와라 박근혜’ 시위에는 37만명이 몰렸다.

이 같은 모습은 종전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상에서 시위현장을 사진으로 찍어 퍼나르는 형태보다 더 적극적인 변화양상을 띤다. 전문가들은 이번 ‘제5차 민중총궐기대회’는 ‘축제같은 평화시위'임과 동시에 새 IT(정보기술)가 촛불시위와 결합, ‘스마트 집회’라는 새로운 시위 문화의 장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인터넷 생중계, 광장의 촛불 사이버로 잇다=페이스북 라이브, 유튜브 등의 각종 인터넷 생중계 채널은 광장의 촛불과 사이버상의 촛불을 이으며 시위의 열기를 더했다.

이번 촛불집회는 팩트TV, 오마이뉴스 등 언론매체를 비롯해 다음 아고라, 아프리카 등 다양한 인터넷 생중계 채널을 통해 생생하게 전달됐다. 26일 저녁 9시 기준 오마이뉴스 온라인 생중계는 접속 인원 2만 4000명, 팩트TV는 7800명을 넘어섰다.

생중계 화면 옆에 생성된 실시간 채팅창에선 "우리 목소리 들려요?", "추운 날씨에도 민주주의를 지키려 거리로 나오신 시민들 존경합니다", "촛불은 바람에도 꺼지지 않는다" 등 현장 참여자를 응원하는 메시지가 이어졌다.

◇전세계로 이어진 ‘가상집회’=서울대 동문 7200명으로 구성된 박근혜 퇴진 서울대학교동문 비상시국행동은 '박근혜 퇴진 온라인 촛불 집회'라는 가상집회를 제안했다.

참가를 원하는 시민들은 해당 사이트에 들어가 이름과 주소, 짧은 결의문을 입력하면 된다. 이후 온라인 지도의 해당 주소에 촛불이 점화되는 방식이다.

주최측에 따르면 지난 25일부터 시범운영된 '박근혜 퇴진 온라인 촛불 집회'의 참여자 수는 약 3만 4400명이며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일본, 미국, 캐나다, 스위스, 독일, 이탈리아, 크로아티아, 터키 등 전 세계 대륙으로 확산되고 있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유학생활을 하고 있는 대학생 김문호 씨는 "비록 집회에 직접 참여하지는 못하지만 집회에 참석하는 시민들이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하고 있음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퇴진 시위 모바일 앱도 등장=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집회는 가상시위 앱으로도 이어졌다. 인디게임개발사 서머스트림이 만든 ‘촛불집회’는 캐치프레이즈, 주최자, 지역 등을 입력한 뒤 만들기 버튼을 터치하면 누구나 손쉽게 집회를 주최하고 사람들을 모을 수 있다. 개인 사정 등으로 촛불집회에 참여하지 못한 이들을 위해 제작했다는 설명이다.

앱 내 ‘내려와라 박근혜’라는 제목의 가상집회에 참여한 이용자는 27일 기준 37만명. 5차 촛불집회 직전 25일 13만명 수준에서 3배로 늘어난 기록이다.

김성덕 서머스트림 대표는 "더 많은 사람들이 자유롭게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기를 바란다"며 "앞으로 실시간 참여 인원을 보여주는 등 대중의 힘을 더 잘 보여줄 수 있도록 업데이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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