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눈을 봐' 생체인증이 휩쓴 올해…내년도 가속화

진달래 기자
2016.12.21 14:46

홍채, 음성 등으로 다양해진 생체인증…서비스 분야도 넓어질 전망

'비밀번호 네 자리를 눌러주세요.' 이 같은 안내 메시지가 점차 사라질 전망이다. 지문, 음성 등으로 본인을 확인하는 생체인증 기술이 빠르게 보급되고 있기 때문. 올 한해 국내 기업의 생체인증 기술 개발은 어느 때보다 활발했다. 연초부터 생체인증 국제표준 FIDO(파이도) 인증을 받았다는 소식이 끊이질 않았다. 은행, 카드사, 통신사, 포털, 온라인 상거래 등 기술 인증을 받은 기업종류도 다양하다. FIDO 인증 기술의 절반 가까이가 한국 기업의 기술일 정도다.

전문가들은 내년에 더 다양한 생체인증 방식이 보급돼 실제 이용률도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지문 외에 홍채, 음성, 안면 등 생체 정보를 기반으로 한 인증기술이 앞다퉈 상용화될 것이라는 기대다.

◇ 생체인증 국제표준 이끄는 FIDO, 韓회원사 두 번째로 많아

올해 생체인증 시장은 '다양화'로 요약된다.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지문인증 방식을 넘어 홍채와 정맥 정보를 활용한 인증 기술이 상용화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사례가삼성전자'갤럭노트7'에 탑재된 홍채인증이다. 배터리 발화 사태로 제품은 단종됐지만, 홍채인증의 유용성을 전 세계 이용자들에 알렸다. 지문인증에 익숙해질 때쯤 스마트폰 카메라 렌즈만 쳐다보면 잠금장치가 풀리는 새 기술에 사용자들이 주목한 것. 이는 내년 차기 갤럭시 제품에 계승돼 모바일 뱅킹 등에 활용될 전망이다.

생체인증을 활용한 서비스 분야도 다양해졌다. 그간 지문인증의 주 사용처는 스마트폰 잠금장치 해지, 스마트폰 제조사가 제공하는 간편결제 인증 등에 국한됐지만, 올해는 그 사용처가 크게 확대됐다. 지난해 말 인터넷뱅킹 분야까지 공인인증서 의무 사용이 폐지된 여파로 분석된다.

지난 4월 소셜커머스업체 쿠팡도 지문인증 기반 '로켓페이' 서비스를 출시했다. 올해 스마트폰 뱅킹 분야에도 KEB하나은행, NH농협은행, KB국민은행 등이 지문인증을 본인확인 수단으로 도입했다.

국내 시장의 활발한 움직임은 FIDO 인증 현황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세계 생체인증 표준화를 주도하는 FIDO 회원사 가운데 한국기업·기관이 약 13%를 차지한다. 미국 다음으로 높은 비중이다. 그만큼 많은 기업들이 생체인증 분야에 뛰어들었단 얘기다. 지난해 10월에는 한국 FIDO산업포럼까지 만들었다. FIDO 기반 인증 기술 도입에 따른 각종 법적 업무 지원, 인증 기술 표준 개발 및 보급, 관련 사업 활성화를 지원하기 위해서다.

◇ 2017년엔 홍채·음성 인증으로

내년에는 홍채, 음성 등 생체인증 기술 경쟁에 더 불이 붙을 전망이다.KT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발간한 '내년 ICT 10대 주목 이슈'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에 지문 외에 홍채, 목소리(음성)인증 등이 주요 생체인증수단으로 대두될 전망이다. 홍채와 목소리 인증기술이 주목받는 이유는 스마트폰에 기본 장착된 카메라, 마이크를 통해 손쉽게 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어서다. 지문처럼 빠르게 상용화하고 보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는 것. 삼성전자와 LG전자, 애플, 화웨이 등이 차기 스마트폰 홍채인증을 앞다퉈 탑재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목소리 인증은 스마트폰뿐 아니라 AI(인공지능) 스피커와 결합하면서 빠르게 성장할 분야로 꼽힌다. 최근 KT는 KT인증 앱(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녹음한 목소리와 실제 사람의 목소리까지 구분하는 목소리 인증 서비스를 선보였다.

인증보안 분야의 한 전문가는 "핀테크 바람으로 뜬 생체인증 기술이 앞으로 IoT(사물인터넷) 등과 얽히면서 더 핵심적인 기술이 될 것"이라며 "금융권의 생체정보 메시지 호환 표준화 추진 계획처럼 생체인증이 도입되는 다른 분야에도 표준, 보안 체계 등이 하루 빨리 정비돼야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트랙티카는 세계 생체인증시장이 2015년 20억달러(2조3700억원)에서 25.3%의 연평균 성장률을 보이면서 2024년 149억달러(17조68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2020년에는 48억대 스마트 기기에 생체인증기술이 적용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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