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이나 제품명 앞에 ‘국민’이라는 단어를 붙이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폭넓은 인지도와 전 국민적인 신뢰를 쌓아야만 가능하다. 카카오의 모바일메신저 카카오톡은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 대부분이 쓰는 국민 메신저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성공을 바탕으로 포털 다음을 품에 안고 한국을 대표하는 인터넷기업으로 성장했다. 스타트업(초기 벤처기업)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수많은 창업가들의 롤 모델이기도 하다.
그러나 카카오의 최근 행보는 국민 메신저 위상과 어울리진 않아 보인다. 지난 1일 새벽 카카오톡은 사용자들의 신년 인사 메시지가 폭증하면서 40분간 불통 사태를 겪었다. 지난해 9월 경주 지진 당일 트래픽 과부하로 2시간 넘게 서비스 장애가 발생한 지 불과 3달 만에 재발한 문제다. 당시 카카오는 갑작스런 메시지 폭증에 대비해 서버용량을 늘리는 등 보완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조치가 이뤄졌으나 연말연시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한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오류가 발생했다.
카카오는 두 차례 불통 사태 직후 카카오톡 공지사항을 통해 서비스 장애에 대해 설명하고 공식 사과했다. 하지만 현재 해당 내용은 공지사항 목록에서 사라져버렸다. 서비스 소개와 업데이트 내용을 담은 공지들은 그대로 남아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얼마 전 언론 보도로 알려진 카카오톡 이모티콘 논란에서도 카카오의 섬세하지 못한 운영방식이 확인됐다. 지난해 말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유료 이모티콘 상품에서 신년 인사 표현에 ‘2014’라는 숫자가 적힌 이모티콘이 포함된 사실이 드러났다. 해당 이모티콘 상품을 3년간 판매하면서 제대로 연도를 바꾸지 않았던 것. 카카오는 해당 상품을 연말까지만 팔겠다면서 기존 정책대로 구매 7일 내 환불만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20~30개로 구성된 이모티콘 상품 중 1개만 수정할 순 없다는 얘기다. 카카오의 사과나 환불 조치는 없었다.
국민 메신저라는 타이틀은 사실 사용자들이 달아준 빛나는 훈장과도 같다. 다만 사용자들이 카카오톡을 외면하면 언제든지 낙엽처럼 떨어질 수 있다. 그런 일을 막으려면 국민 메신저에 걸 맞는 안정적인 서비스와 이용자 친화적인 정책을 펼쳐야 한다. 그동안 수많은 국민 제품들이 자만과 방심 탓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