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 고’ 열기가 뜨겁다. 국내 출시 보름도 안 돼 700만명 이상의 이용자가 몰리며 구글플레이 기준 게임 매출은 2위로 껑충 뛰었다.
‘포켓몬 고’ 열풍 속에 국내 여러 기업들은 이를 벤치마킹한 AR(증강현실) 게임을 내놓는다고 호들갑이다. 지난해 7월 출시된 포켓몬 고는 해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지만 정작 국내엔 지난달 24일 지각 출시됐다. 반년이 지나서야 ‘카피캣’에 가까운 대항마를 허겁지겁 내세우는 모양새다.
IT산업에서 이같은 뒷북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3월에는 이세돌 기사와 ‘알파고’의 대국으로 인공지능(AI)이 주목받자 정부는 서둘러 지능정보기술연구원 출범에 나섰다. 하지만 출범과 더불어 ‘대기업 팔 비틀기 출자’ 논란과 ‘대기업 특혜’라는 상반된 시비로 몸살을 앓았다.
2008년에는 한국형 무선인터넷 플랫폼 ‘위피’ 의무탑재 규제로 인해 스마트폰 국내 도입이 늦어졌다. 이명박 대통령 시절 닌텐도 DS 라이트 인기에 “한국에는 닌텐도 같은 게임기를 개발할 수 없느냐”고 주문, 게임산업 진흥이 이뤄지나 싶었지만 시간이 흐른 뒤 오히려 ‘셧다운제’ 등 강력한 규제만 남았다.
지난해부터 핫이슈로 대두됐던 ‘핀테크’ 역시 과거 금융산업 환경에 머문 규제로 인해 발목이 묶인 상태다. 인터넷은행은 ‘은산분리’ 완화가 늦어지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이웃인 중국에선 알리페이 등 과거 금융관행을 넘어선 IT금융이 주류로 부상했지만 한국의 핀테크는 걸음마도 떼지 못했다. 매번 특정 기술과 서비스가 화제가 될 때마다 뒤늦게 열을 올리지만 시간이 지나면 제자리걸음인 한국 IT산업의 현주소다.
“‘포켓몬고’, ‘알파고’로 이미 한국은 ‘투고’를 맞았다. 단기 이슈에 몰리는 근시안적 정부정책과 업계 문화를 바꾸지 않으면 한국 IT산업은 쓰리고에 피박, 독박 위기에 몰릴 것”이란 업계 관계자의 지적이 지나치게 들리지 않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