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엔 늘 '눈엣가시' 였지만…카카오T·타다가 바꾼 것들

이진욱 기자
2021.11.08 21:00

[MT리포트] 혼돈의 모빌리티 시장 ④

[편집자주] 지난해 초 타다금지법 논란 이후 국내 모빌리티 시장은 여전히 혼란상태다. '더많은 타다'를 만들겠다던 정부·국회의 약속은 공염불에 그쳤다. 이같은 국내 모빌리티 시장의 현주소와 정책 난맥상, 그리고 모빌리티 혁신을 위한 해법을 짚어본다.
국회 본회의에서 '타다금지법'(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 표결을 앞둔 5일 오후 서울 강남역 사거리에 타다 차량이 운행되고 있다. 타다 측은 '타다금지법'이 국회 법사위를 통과한 지난 4일, "베이직 서비스를 조만간 중단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모빌티리 플랫폼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엇갈린다. 자본력을 등에 업은 플랫폼 기업이 기존 택시 시장을 교란시키다는 지적이 있지만, 이동수단의 혁신을 이끌었다는 점에선 이견이 없다. 이용자가 더 이상 '봉'이 아니라 '손님'이라는 사실을 각인시키며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의 기준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이들이 시도한 혁신은 어느새 우리의 일상으로 스며들었다.

타다가 판 깔고 카카오T가 키운 서비스 혁신…쾌적한 실내·자동결제 등 정착

그 시작은 타다다. 택시 기사와의 불편한 대화, 담배에 찌든 실내, 매몰찬 승차 거부 등 수년전만 당연시되던 불편 사항이 해소된 건 흰색 카니발 '타다 베이직'이 등장하면서다. 타다는 지난 2018년 9월부터 1년 6개월 간 모빌리티 시장에서 짧지만 강렬한 발자취를 남겼다. 택시의 '페인포인트'(서비스불편)를 개선하자 가파른 성장세가 따라왔다. 타다 베이직은 출시 한달만에 이용자수 7만명을 기록하고 두달만에 13만명, 석달만에 이용자 25만명을 돌파했다. 특히 20~30대가 전체 이용률의 68%를 차지했고, 재탑승률도 90% 달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타다 베이직은 느슨했던 택시업계에 긴장감을 줬다. 경쟁자가 없던 택시업계가 스스로 서비스 품질을 체크하고 개선하는 계기가 됐다. 타다 베이직의 퇴장을 아쉬워했던 이용자들이 많았던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타다가 시도한 서비스가 거창한 건 아니었지만 이용자 경험을 제대로 분석하면서 인기를 끌 수 있었다"며 "중형택시보다 비싼 요금에도 타다 베이직이 성장한 것은 서비스 개선을 원하는 수요가 많다는 점을 방증한다"고 말했다.

타다 베이직의 후광은 카카오모빌리티로 이어졌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타다 베이직을 벤치마킹한 11인승 대형 승합차 카카오T '벤티'를 내놨다. 쾌적한 서비스는 물론 운행 방식도 빼닮았다. 벤티는 타다 베이직과 같이 배회영업 대신 온라인으로만 호출하고, 수요에 따라 요금이 달라지는 탄력요금제를 적용했다. 모든 배차를 카카오모빌리티가 직접 관리하는 만큼 목적지 거리에 따른 승차거부도 없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또 자사 가맹택시 '카카오T 블루'를 통해 사무실·집에서 택시를 부르고 결제까지 연결되는 서비스를 국내에 안착시켰다. 실제로 콜택시 대신 카카오택시를, 현금 대신 자동 결제를 이용하는 모습은 일상이 됐다.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업계를 꾸준히 설득해 플랫폼에 태우고 이용자를 모았기에 가능한 일이다. 카카오모빌리티의 택시호출시장 점유율이 80~90%에 달한다.

카카오T
서비스 질 높이며 택시 시장 활력소 역할…"택시 서비스 개선 유도"

후발주자들도 택시의 편의 기능을 확대하며 모빌리티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데 일조하고 있다. 우버·티맵모빌리티의 합작법인 '우티(UT)'는 전반적으로 카카오T 블루와 비슷하다. 가맹택시와 일반 택시 서비스를 제공하며 내년엔 대형 승용 'UT 블랙'을 선보일 예정이다. 우티는 특히 색상으로 승객 찾기, 요청 차량 확인, 운행 상황 확인 등의 기능을 적용하며 안전을 강조했다.

업계는 모빌리티 플랫폼들이 국내 택시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었다고 평가한다. 택시 서비스의 질을 높이면 택시 수요도 더 늘어날 것이란 시각이다. 실제 택시에 대한 만족도는 높아지는 추세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택시 만족도는 전년대비 1.4점 상승한 82.1점으로 역대 최고점을 기록했다. 특히 부당 요금이나 거스름돈, 영수증 발행 등 '요금 결제' 부문에서 85.6점을 기록했는데 이는 자동 결제를 정착시킨 카카오T 영향이 컸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모빌리티 플랫폼은 택시업계와 대척점에 있으면서 논란의 중심이 됐지만 택시 서비스의 개선을 유도하며 시장을 활성화 시켰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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